
이런 가운데 국내 신용평가기관인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전업계 카드사들을 대상으로 6개월 내 만기 도래하는 카드채와 기업어음(CP)에 대한 대응력을 스트레스 테스트한 결과, 돈이 제대로 돌지 않아 위기가 발생했을 때 카드사 중에서 현대카드의 대응 능력이 가장 우수한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2003년 카드대란은 무분별한 발급과 부실경영의 결과”
2003년 3월부터 시작된 신용카드 유동성 위기를 촉발한 직접적 원인은 과당경쟁에 따른 카드회사의 무분별한 영업 확대전략에서 비롯됐다. 여신금융협회가 2002년부터 2010년 까지 조사한 분석에 따르면 1999년 약 4000만장이던 카드발급 수가 2002년 1억장 이상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무분별한 카드발급”이라는 질책을 피하지 못한 바 있다. ‘무분별한 카드발급’이란 카드회사가 충분한 신용정보를 확인하는 절차를 따르지 않은 카드발급 행위이다.
또한 카드회사는 신용도가 낮은 회원을 대상으로 카드대출 및 현금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출영업 부문의 수익이 탁월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회원을 대상으로 현금서비스의 편리성을 부각시킨 마케팅 전략을 꾀했다. 이에 따라 1998년 33조원에 불과했던 현금서비스 이용금액이 약 11배 정도 증가해 2002년에 358조원으로 대폭 증가한 것. 2010년 실시된 조사에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었으나 당시, 무분별한 현금서비스로 인한 부실 규모에 대해 금융권의 우려가 표출되면서 유동성의 위기가 확대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부분이 직접적인 요인이라면 간접적인 요인은 지속된 금융완화정책, 카드산업 육성책, 개인 워크아웃 제도 등 자잘한 부분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부분이다. 이를 종합해보면 2003년 카드 유동성 위기는 카드회사의 경쟁적인 외형 확대로 인한 연체율 증가, 신용불량자 양산, 카드사의 대규모 적자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이에 불안을 느낀 은행 및 투신권의 전 방위 자금회수와 맞물려 필요 이상으로 확대된 사태라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 “유동성 위기 해소하기 위해선 부실경영부터 바로잡아야”
경영부실로 인한 원인이 주 요소인 만큼 카드유동성 위기의 해소과정을 위해선 금융당국의 보다 집중적인 개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03년 카드회사의 연체률 상승에 대한 우려가 SK글로벌 분식회계 적발과 더불어 카드회사의 자본잠식 가능성으로 확대됨으로써 카드사는 신규 자금조달은 물론, 이미 발행된 카드채권의 만기연장도 불가능해져 영업중단사태로 까지 번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에 금융당국은 수차례 금융시장에 개입하게 됐다. 즉,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이다. 은행계 카드회사의 경우 모회사인 은행에 편입되는 방식이었는데, 국민신용카드, 우리신용카드, 외환신용카드는 2003년, 2004년에 걸쳐 각각 모회사 은행에 편입됐다. LG와 신한카드는 2007년에 합병된 바 있다. 정부의 신용카드회사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은 없었으나 금융당국은 카드 유동성 위기 해소 시까지 총 88조원에 달하는 카드채권의 만기연장으로 전 금융권의 동참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카드사가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은행계열 카드사는 주로 합병을 통해, 비은행계열 카드사는 증자와 채권단의 출자전환을 통해 정상화 시키기 위한 노력이 진행됐다. 금융업종별 경영실적 비교 시, 해당 업종이 직면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한 다양한 상응 수익성 예측 안을 그려 보는 것이 좋다. 위험사업임에 불구, 여기에 투자하는 기업가는 일반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하고 사업을 진행한다. 하지만 실제 생각한 것과 다르게 기대에 미흡한 수익성이 창출된다면 이러한 사업에 투자할 기업가가 점차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2003 카드대란 이후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간의 정상화 작업을 거치면서 카드사의 수익성 전개와, 그 변화에 많은 영향을 줬던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해 보는 것 또한 중요 문제다.
◇ “수익성 측정 분석 결과 신용카드사가 가장 취약”
한편 여신금융협회가 2002년 12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8년여의 장기간 동안 은행업종, 저축은행, 신용카드, 할부리스로 분류해 평균수익률을 산출해 본 결과, 저축은행 26.13%, 캐피탈 15.33%, 은행 15.35%에 비해 신용카드는 1.41%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함정식 여신금융협회 조사연구 센터장은 “이러한 부실화 방지를 예방하기 위해 진행된 노력으로는 카드 돌려막기를 방지하기 위한복수카드 정보 공유가 활용됐다는 것”이며 감독기관과 여신금융협회를 중심으로 모집질서에 대한 특별점검이 확대됐다고 전했다.
그는 “그 중 가장 특화된 점은 카드유동성 위기 발생 이후 ‘신용정보관리규약’에 의거해, 대부업체를 제외한 전체 금융권의 대출정보가 집중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정보를 활용한 개인신용평점은 대출 심사에 중요한 정보로 활용되고 있는 중이다.
신용판매와 관련해서는 일시불의 경우 2003년 연체율이 최고 3.8%에서 2010년 1.4%로 떨어졌으며, 할부 및 리볼빙의 경우 2003년 7.3%~9.9%였던 범위가 8년 뒤인 2010년에는 1.0%~1.2% 수준으로 떨어진 것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카드회사의 유동성 위기를 극복, 정상화될 수 있었던 것은 연체율이 개선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또한 여신금융협회 조사연구센터는 2002년 12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4개의 신용카드사(신한카드(LG포함), 삼성카드, 현대카드, 롯데카드)를 대상으로 ROA(총자본이익률), ROE(자기자본이익률) 등의 가정 하에 산출한 후 여기서 나온 투자수익률 데이터의 표준편차를 측정해 위험을 산정했다.
그 결과 평균 수익은 1.08%였고 위험은 6.92%가 도출됐다.
◇ ‘현대카드’ 유동성 대응력 최고… KB국민카드 최저
한편 한국기업평가가 2011년 10월에 내 놓은 신용카드사의 자본적정선 및 유동성 대응력 분석 시나리오 테스트 결과, 카드채 및 CP 상환도래분에 대한 유동성 대응력 분석에서는 시나리오 별로 2011년 6월 말 기준 만기도래 카드채 및 CP를 각각 50%, 75%, 100% 상환해야 하다고 가정했을 때 전카드사의 유동성 대응력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별로 카드채 및 CP의 만기구조, 보유 유동성 규모에 따라 차별화를 나타냈으며 5개 카드사의 3개월 내 유동성 대응력이 우수했다.
강철구 한국기업평가 금융공공실 팀장은 “이 같은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자본적정성이 우수하고 6개월 내 상환도래 차입금이 대응 가능”하다며 “보완 조달수단(ABS) 감안시 유동성 대응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강 팀장은 “여신전문업체의 자금조달상 구조적 한계 극복을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조언과 함께 유동성 확보보다 카드채의 장기화가 바람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위험 상황에 대비한 자본비율 축적돼 있어”
또 다시 위험사태가 발생할 지라도 8년 전과 같이 최악의 상황은 없을 것이라는게 업계 반응이다. 2003년 위기를 겪은 후 신용카드업종은 금융업계 내에서도 위험이 높은 업종으로 인식돼왔고 이에 대한 대비로 자기자본비율을 20%이상 축적해 위험상황에 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신용카드업종의 자기자본 대응능력이 과거와는 다르게 강하게 대비되고 있어 비교적 안전하다는 것.
금용감독원 보고기준 조정자기자본 비율을 4개 카드회사를 대상, 재 산정해 보면 2010년 말에는 조정자기자본비율이 29.22%였고, 2011년 6월 말에는 29.38%로 상승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함 센터장은 “유동성 위기가 재현됐다고 가정했을 때 카드회사(4개 전업사)의 당기순이익은 5.9조원의 적자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자기자본은 14.2조원에서 8.1조원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시나리오 분석을 내놓았다.
이는 카드회사가 버틸 수 있는 정도의 충분한 자본이 남아있다는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 현재의 카드회사 신용관리 시스템 자산구성비 및 자본충실도 등을 판단해 보면 전 금융권이 아닌 카드산업에 국한된 유동성 위기가 재발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혹여 발생하더라도 이전처럼 유동성 확보를 위한 무리한 채권 매각을 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채권 회수 불가비율이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 반응이다. 때문에 영업적자 규모도 예상 규모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 전업카드사 보유 유동성 및 카드채/CP 규모 현황 〉
(단위: 십억원)
*2011년 6월말 기준 (자료: 각사 제시)
임건미 기자 kml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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