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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서민 자동차보험 ‘속빈 강정’

최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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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1-10-26 22:19

일반 온라인보다 8% 이상 비싸
소득·가족관계도 매년 제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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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서민 자동차보험 ‘속빈 강정’
손해보험업계가 서민경제를 지원하겠다며 잇달아 시판한 서민우대 자동차보험(친서민 특약)이 사실상 생색내기 정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친서민 자동차보험을 설계사나 대리점을 통해 가입할 경우, 친서민 특약이 아닌 일반 온라인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것 보다 오히려 비싼데다, 이 조차도 소득증빙서류와 가족관계증명서를 매년 보험사에 제출해야 하기 때문이다.

26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은 지난 17일부터 잇달아 자동차보험 친서민 특약을 출시하면서 일반 오프라인 자동차보험보다 17% 저렴하다고 발표했지만, 이는 보험모집인이 아닌 임직원을 통해 가입했을 경우만 해당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나마도 오프라인 대리점이나 설계사를 통해 가입했을 경우에 비해 17% 싼것이지 온라인 다이렉트 채널에 비하면 할인 폭은 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조건이 10년이상 경과한 1600cc·1톤 이하 비사업용차량으로, 기명피보험자(통상 차소유자)가 만 35세 이상에 만 20세 미만의 부양자녀가 있어야 한다는 규정을 감안, 연간 자동차보험료가 50만원이라고 가정하면, 1만원(지점방문)내지 1만2250원(다이렉트) 가량을 할인받는 셈. 하지만 1만원 남짓한 돈을 할인받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 까다로운 절차 매년 반복

우선 지점을 통해 가입하려면, 가족관계증명서와 무소득자 사실증명원이나 근로·사업소득 원천징수영수증 등 소득증명서류,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 기초생활수급자 증명서를 떼어, 대리점이 아닌 지점에 찾아가 지점 총무를 통해 가입해야 한다. 온라인으로 가입할 경우에도 동일한 서류를 첨부해 회사에 우편, 팩스 등을 통해 제출해야 한다.

특히 자동차보험은 1년마다 갱신하는 보험 상품이기 때문에, 매년 같은 절차를 거쳐 가입자가 친서민특약 가입대상에 포함된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또한 지점에 찾아가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는 것도 문제다.

지난해 대리점이나 설계사가 아닌 임직원을 통해 자동차보험에 가입한 비율은 전체 오프라인채널 모집의 7% 수준인데, 이마저도 온라인채널 가입자와 단체보험(정부나 지자체, 기업 등)이 대부분이고 일반 개인이 직접 찾아가 가입하는 경우는 사실상 전무하다.

따라서 일반 소비자들이 보험사에 찾아가 보험에 가입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인 셈이다. 손보사 관계자는 “손보사 직원들도 대리점을 통해 가입한다”며, “지점에 찾아가 자동차보험을 가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 재원도 보험사 아닌 설계사 희생

친서민 특약의 재원이 대리점·설계사들의 희생으로 마련된다는 점도 문제다. 보험대리점이나 설계사는 자동차보험을 모집하고 그 수수료를 급여로 받는데, 그 비율은 GA(독립법인대리점)기준 자동차보험료의 15%정도이다. 전속 대리점·설계사는 11~13% 수준이지만 사무실과 각종 집기류, 판촉물, 지점 총무 등 인력 지원까지 감안하면 GA보다 높은 수준이다. 또 온라인채널 역시 TM설계사에게 수당이 지급되는 것은 마찬가지.

따라서 영업조직을 거치지 않고 보험사에 직접 가입할 경우 보험사는 최소 15%정도의 이윤이 더 남는다. 즉 친서민 특약은 영업조직이 15%이상, 보험사가 1~2% 손해 보는 상품인 셈이다.

이에 대해 한 손보사 대리점 관계자는 “정부의 친서민 정책 기조에 떠밀려 구색 맞추기식으로 상품을 출시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 재원을 대리점·설계사 등 또 다른 서민의 희생으로 마련된 재원으로 처리하고 또 대대적으로 과장되게 홍보까지 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말했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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