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속하고 표준화된 심사업무 수행 가능해
최근 각 보험사별로 보험사고나 심사와 관련한 시스템 개발과 도입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현대해상은 관련 시스템을 앞서 개발하고 있는 편이고, 최근 현대해상에서는 또 하나의 시스템을 추가로 개발했다. 현대해상은 지난 1월 보험사기를 막고 적절한 언더라이팅을 통해 다수의 우량계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UDSS시스템(Underwriting Decision Support System, 언더라이팅 지원 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자동차 보상과 관련된 ‘스마트 하이-유피(UP)시스템’을 개발해 사고자의 과실 여부에 대한 동영상을 보여줌으로써 쉽게 이해 할 수 있게 했다. 또한 보상 진행사항을 실시간 사진 전송을 통해 고객이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했고, 스마트폰을 통해 사고현장에서 보험금을 즉시 지급하고 있다.
이번에는 보험가입자가 보험금 청구시 담당자가 확인해야 하는 부분들을 짚어주는 보험사고 정보분석 코칭시스템(CAC, Claim Analysis & Coaching)을 개발해 가동에 들어간 것.
◇ 보험사고 정보분석 코칭시스템 개발
이 시스템 개발을 진두지휘한 사람이 바로 김영주 상무이다. 김영주 상무는 1987년 1월 현대해상에 입사 후 자동차보상에서 14년을 근무한 정통 보상맨으로, 2001년엔 장기보상 기획팀장을 역임하며 자동차 보상의 조사 노하우를 장기 보상에 접목시켜 장기보험 손해율 안정화에 기여한 바 있다. 그 후 자동차 보상으로 복귀해 보상서비스 담당 임원으로서 재직하다 작년 7월에 장기일반손해사정본부장으로 부임해 손해보험의 모든 클레임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장기일반손해사정본부는 개인 질병의 소소한 보험금 청구부터 대형 공장의 화재사고까지 자동차 사고를 제외한 현대해상의 모든 보상을 총괄하는 부서로써, 김영주 상무가 부임한 후 사람에 중심을 둔 시스템 개발 및 조직혁신을 주도했다고 한다.
김 상무가 강조한 ‘사람 중심의 혁신’의 결과로 △신속심사, 집중화 조직 설립 △자동배당 및 지급시스템 △보험사고 정보분석시스템(Claim Analysis & Coaching) 등이 구축됐다. 이 세가지 중 ‘사람 중심의 혁신’을 가장 잘 나타낸 것이 바로 ‘보험사고 정보분석시스템(Claim Analysis & Coaching)’이다. 김 상무는 “기존에는 고객의 보험금 청구 발생시 막연히 무엇을 어떻게 조사해야 할지 담당자가 알아서 판단해야 했으며, 이 과정에서 담당자의 경력이나 능력에 따라 조사누락이 발생하거나 전혀 다른 방향으로 조사가 진행되는 경우가 있었다”며 “이 같은 담당자의 오류를 시스템으로 제거해 주기 위해 개발한 것이 ‘보험사고 정보분석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월부터 5개월여 간의 개발기간을 거쳐 9월에 오픈한 이 시스템은 50여개의 분석정보와 160여개의 코칭정보로 이루어져 있다. 고객이 보험금을 청구하면 사고 접수시 입력된 정보와 해당 계약의 정보를 조합하여 그 사고에 대한 특성을 자동으로 분석해, 심사 시 어떤 내용을 확인해야 하는지까지 배당할 때부터 담당자에게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기존엔 보험금 지급여부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질병이나 계약정보에 대해 심사자가 즉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이번 시스템 오픈으로 배당 즉시 주의정보와 심사방향을 확인할 수 있게 되어 신속한 심사수행은 물론 경력이 짧은 담당자의 경우에도 표준화된 심사 업무 수행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특히 김 상무는 “보험금 접수체계 운영과 관련하여 많은 보험사들이 보험 사고의 난이도에 따라 담당자를 달리 지정하여 심사하는 시스템은 운영하고 있으나, 본 시스템과 같이 청구된 내용을 바탕으로 사고특성과 조사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시스템이 업계 최초 개발임을 강조했다.
◇ 직원역량 강화위한 심사직군별 업무 표준화도 진행
보험조사 부분은 시스템의 도움을 받기는 하지만 사람의 일이기 때문에 기존 보상업무 직원들의 역량도 중요하다. 이 부분에 대해 김 상무는 “이 시스템은 심사자에게 조사방향을 제시하여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은 분명하나 심사의 핵심역량은 여전히 심사자에 있기 때문에 시스템 개발과 별개로 직원역량 강화를 추진하여 ‘심사직군별 업무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사직군별 업무표준화는 업무세분화 전략에 따라 심사직군을 신속/일반/정밀/고액으로 나뉘어 운영하고 있으며 심사직군별로 필히 습득해야 할 업무지식 표준을 제정한 것이다.
예를 들어 신속심사자의 경우 약관이해, 보험계약법 등 5가지 항목에 대한 필수 습득역량을 정하고 교육 및 평가를 진행함으로써 동일한 심사 직군간에는 표준적인 업무수행이 가능하게 한 것. 장기보험은 2009년 10월 이후부터 급격한 변화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과거 손해보험 상품은 교통사고에 대한 비용이나 의료비 등을 중점으로 보상하는 구조였으나 2009년 10월 실손의료비 표준화 이후 경증 질환을 실손으로 보상하는 민영의료보험 형태로 급속히 바뀌게 되었다.
이러한 손해보험 판매 상품의 변화는 손해사정 업무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청구금액이 적은 소액질병을 신속히 처리할 수 있는 프로세스와 더불어 표준화된 상품 판매에도 불구하고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김 상무는 “연간 1000만 건이 넘는 손해보험 보험금 청구는 대부분 소액 의료비 중심으로 이루어져 손해사정의 경쟁력은 소액사고에 대한 효율적 처리 프로세스에 달려 있으며 그에 따라 각 보험사들은 심사 시스템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아울러 선량한 고객에게 피해를 주는 보험사기를 판별하고 정밀한 조사를 진행하는 시스템의 완성도가 향후 손해사정 분야의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신속한 심사 시스템 도입으로 자동지급율 향상 기대
이 외에도 현대해상에서 기타 새롭게 도입하여 운영중인 시스템은 신속심사 집중화 조직과 자동배당 및 지급시스템 등이 있다.‘신속심사 집중화 조직’은 심사자별로 처리하는 속도에 차이가 있고 고난이도 건이 발생한 경우 나머지 건들의 심사가 지연되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심사 난이도가 비교적 쉬운 건들은 별도의 신속심사 조직으로 배당하여 처리하게 함으로써 처리 속도를 개선하기 위해 설립한 시스템이다.
지난 11월 도입한 ‘자동지급 시스템’은 매년 그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소액 사고를 기존 심사인원만으로는 소화해 낼 수 없어 도입한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소액사고의 경우 비교적 심사 난이도가 높지 않아 고객이 청구한 치료비 영수증을 토대로 보험금 청구 내용을 상세히 입력하면 별도의 심사 없이도 보험금 지급이 자동으로 이루어지도록 구성한 시스템이다. 시스템 운영을 위해 현대해상은 사고접수부터 치료비 입력, 보험금심사 등 기존에 심사자에게 의존하던 모든 과정을 세분화하여 접수조직과 입력조직, 심사조직으로 분리했다. 또한 신속한 심사업무 수행을 위해서는 심사난이도에 따라 소액심사와 일반심사, 정밀심사 등으로 심사조직을 분리함으로써 조직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
현대해상 장기일반손사본부장인 김 상무는 “실손의료비 담보 표준화 이후 손해보험사의 보상서비스 제공에 차이가 없어지는 상황에서, 자동지급시스템 도입을 통해 고객의 보험금 청구시 수 분 이내에도 지급이 가능하게 됨에 따라 지속적인 경쟁력 우위를 점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 7% 수준인 자동지급율을 최대 20% 이상까지 확대할 예정으로 좀 더 많은 고객에게 좀 더 빨리 보험금을 지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He is = 1987년 1월 현대해상에 입사 후 자동차 보상파트에서 14년을 근무한 ‘정통 보상맨’이다. 2001년에는 장기보상 기획팀장으로 발령, 자동차 보상 조사 노하우를 장기 보상에 접목시켜 장기보험 손해율 안정화에 기여했다. 그 후 다시 자동차보상파트로 복귀, 보상서비스 담당임원으로 재직하다, 작년 7월 장기일반손해사정본부장으로 부임했다.
이미연 기자 enero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