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보험개발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자동차보험 사고율을 지역별로 분석한 자료를 반기별로 꾸준히 발표해 관련 내용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제시해왔다. 일각에서는 지역별 차등화에 대한 논의가 바로 시작되기는 어렵지만, 지역별로 도로 사정이나 사고율이 상이하기 때문에 지역별 차등화 제도의 도입이 아예 어렵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보험개발원이 지난달 30일 내놓은 2010회계연도의 자동차보험(대인배상Ⅰ 기준) 시도별 사고발생현황에 따르면, 사고율이 높은 지역은 인천(7.89%), 서울(7.02%), 광주(6.87%) 순이고, 낮은 지역은 제주(4.39%), 경북(4.82%), 경남(4.85%) 순으로 나타나 지역별로 편차가 크게는 3.50%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편차가 3.56%로 더 벌어지기도 했다. 인천과 서울은 지난해에 이어 사고율이 높은 1, 2위를 차지했고, 차량 통행량이 비교적 많은 대도시 지역의 평균사고율(6.79%)은 높게 나타난 반면, 도 지역의 사고율(5.74%)은 낮게 나타나 대도시 지역에서의 사고율이 도 지역보다 1.05% 높았다.
전국적으로 1만대당 사망자는 2.3명으로 전년대비 7.2% 감소한데 반해 부상자수는 957명으로 전년대비 0.3% 증가했다. 1만대당 사망자가 많은 지역은 전남(4.5명), 전북(4.4명), 충남(3.8명) 등 도 지역으로 사고발생 빈도에 비해 치사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인천(1221명), 광주(1092명), 대전(1068명) 등 대도시 지역은 1만대당 부상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대도시 지역에 비해 교통사고 발생 빈도는 낮지만, 차량의 주행속도가 높고 도로여건 등이 상대적으로 열악해 사고발생시 치명적인 사고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인배상Ⅰ의 1사고당 손해액은 전년대비 1.3% 감소한 227만원을 기록했고, 이를 도 지역과 대도시 지역으로 구분해 비교해보면 도 지역이 대도시 지역보다 36만원 많은 245만원으로 나타나 이들 지역에서 발생한 사고피해 손실이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1사고당 손해액이 많은 지역은 전남(297만원), 충남(278만원), 전북(271만원) 순이고, 적은 지역은 대구(192만원), 울산(203만원), 서울(207만원) 순으로 나타나, 대체로 치사율이 높은 지역이 1사고당 손해액도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이에 보험개발원은 범국가적인 교통사고 예방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예전에도 사고율과 치사율이 높았던 지역에서 계속 사고율과 치사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해당 지역 운전자는 적극적인 교통법규준수 노력을 통해 선진교통문화 정착에 앞장설 필요가 있다”며 “지방자치단체는 근본적인 교통사고예방대책과 교통안전시설 예산확충ㆍ투자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역별 차등화가 시행될 경우, 사고율이 낮은 일부 지역에서는 보험료가 내려가기 때문에 제도시행을 환영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요일제 자동차보험처럼 1년 뒤 환급되는 제도가 아니라 가입시에 보험료가 낮게 책정되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경기, 전북 지역의 사고율이 높았지만 도로 정비 등으로 최근 순위가 낮아진 케이스가 있기 때문에, 예전처럼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지역별로 찬반의견이 나뉠 것”이라며 “보험료를 낮추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사고율을 낮출 수 있다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추면 지자체별로의 도로 정비 등이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 외에도 다른 일부에서는 자동차등록지와 사고지역이 상이할 경우, 사고율을 어느 지역으로 포함시킬지에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할 가능성때문에 이 제도 도입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기도 하다. 또한 영업용 차량에 대한 문제도 있어 관련 논의가 본격적으로 ‘재점화’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 시ㆍ도별 사고율 현황 〉
주) 대인배상Ⅰ 기준임
이미연 기자 enero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