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펀드시장의 맏형 한국투신운용의 신임 CIO 김영일 주식운용본부장의 취임 각오다. 삼투신의 명가로써, 국내 주식형펀드 시장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 온 한국투신의 펀드 사령탑을 맡은 그는 지난 25일 간담회를 통해 “고객신뢰가 가장 큰 재산이라 생각하고, 일관성 있는 투자철학을 꾸준히 지켜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에 우선 올 하반기 주식운용본부의 경쟁력 강화차원으로 눈 여겨보는 것은 채권과 ETF강화, 그리고 헤지펀드 준비다. 김 본부장은 “일단 미국이 2013년까지 저금리 기조를 밝혔기 때문에 유동성이 풍부해져 기업들 자금조달과 M&A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중장기적으로 회사채 운용을 강화할 생각이고, 연내 아시아 회사채 투자 펀드를 출시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이 발달한 싱가포르 현지 OCBC와 손 잡고 아시아채권에 대한 리서치와 분석 등을 협업할 방침이다. 또한 소액으로도 다양한 투자가 가능하고 운용내역의 실시간 투명성 확보가 용이한 ETF시장도 공들인다는 속내인 것. 그는 “현재 국내 ETF시장은 개인 비중이 높지만, 미국처럼 기관들의 참여도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내달 중 레버리지, 인버스 유형 ETF 상장과 함께 후발주자인만큼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ETF라인업을 다 갖출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미 몇 년 전부터 선도적으로 준비해 온 헤지펀드에 대한 견해도 남달랐다.
우선은 직접 운용보다 재간접형 헤지펀드가 한국시장 정서에 유리하다는 생각이다. 김 본부장은 “현 상황에선 한국형 헤지펀드의 직접 진출 보다는 재간접 헤지펀드가 고객 수익 창출에 적격”이라며 “그러나 앞으로 직접운용을 위한 플랫폼 확보는 물론 인프라와 시스템,인력에 대한 꾸준한 준비도 병행할 것”이라고 힘 줘 말했다.
이 밖에도 김 본부장은 최근 증시진단을 곁들여 눈길을 끌었다. 그는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되지 않는 한 3분기 중 바닥을 다진 후 4분기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며 “일각의 우려 대비 2008년과는 다른 긍정적인 시황 전개가 가능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직 3분기까지 물가, 경기지표 등 리스크도 존재하지만 4분기 국내증시는 여타 국가들 대비 방어력이 돋보일 것이란 진단인 셈. 실제 한국은 재정 건전성이 우수해 내부 부양 정책 집행으로 선진국 경기 부진에 따른 영향 방어가 가능하다는 논리다.
여기에 원화 가치 상승도 내수 경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데다, 선진국 경기 부진에 따른 원자재 가격 안정화는 결국 한국을 비롯 아시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인 것. 김 본부장은 “지금이야 말로 비싸서 못샀던 주식을 바겐세일 개념으로 매수하기 딱 적당한 국면”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63년생으로 경남 진주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89년 한국투신운용 펀드매니저로 첫 발을 뗐다. 국내 1세대 펀드매니저로 치면 막내지만 2세대 펀드매니저의 맏형으로써 미래에셋, KB운용, 한화투신 CIO를 거쳐 2006년부터 친정인 한국투신으로 복귀했다. 일찌감치 준비된 한국투신운용의 CIO로써, 펀드 명가 재건을 넘보는 한국투신의 일등공신으로 앞으로 활약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