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험개발원이 스위스 리의 ‘2010년 자연재해와 인재’(Natural catastrophes and man-made disasters in 2010)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유독 중형 폭풍과 대형 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해 자연재해 발생건수는 167건으로 나타났으며, 보험 손해액은 전년도 270억 달러 대비 48% 증가한 약 400억 달러 수준 이었다. 대형 재해로 인해 인명피해도 상당히 많이 발생했는데, 아이티 지진 사망자가 22만3천명으로 가장 많았고, 러시아의 이상 고온현상(약 5만6000명), 중국과 파키스탄 홍수(6200명)도 많은 희생자를 발생시켰다.
◇ 보험금 10억달러 이상 재해 10건
지난해 10억 달러 이상의 거액 손실 재해는 총 10건이 발생했다. 칠레 지진이 80억 달러로 가장 많았고, 뉴질랜드 지진(약 45억 달러), 프랑스·독일·스페인 등 서유럽지역에서 발생한 겨울 폭풍 신시아(약 28억 달러) 등도 큰 보험손실을 일으켰다. 이 외에도 미국과 호주에서 발생했던 폭풍과, 멕시코만 BP딥워터 호라이즌 기름유출사고 등도 10억 달러 이상의 보험손실을 발생시켰다.
◇ 지진 손실이 가장 커
2010년 발생한 여러 형태의 대형 재해 중 지진이 가장 큰 손실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지진으로 인한 손실은 전체 자연재해 손실의 1/3을 차지하는 129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지난해 발생한 지진이 굉장히 큰 규모였기 때문인데, 칠레 지진 및 뉴질랜드 지진은 그 이전까지 40년간(1970~2010년) 발생한 지진 중 각각 두 번째, 세 번째로 큰 규모였다. 인명 피해의 비중은 더욱 심각했는데, 자연재해로 인한 전체사망자(29만7000명)의 76%가 지진에 따른 희생자였다. 스위스 리의 발츠 그롤리문트(Balz Grollimund)박사는 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와 보험손실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로, 전반적인 인구 증가와 인구의 밀집(도시인구 증가), 부의 증가 등을 꼽았다.
◇ 우리나라도 안전지대 아니다
보험개발원은 앞으로는 우리나라도 자연재해 발생에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향후 자연재해의 발생 빈도 및 심도가 증가해, 경제 및 산업이 집중한 연안 및 대도시 지역에 큰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 역시 지진 및 대형 태풍위험에 대한 노출이 증가하고 있으므로 정책성 자연재해보험 개발이 활성화 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보험사들은 철저한 누적위험관리 와 합리적인 요율의 계산 및 적용, 효율적인 클레임 관리 등을 반영한 운영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보험개발원은 조언했다.
▲아이티지진 발생 당시 폐허가 된 주택가.
〈 2010년 거대 자연재해로 인한 지역별 보험손해액 〉
(단위 : 백만 달러)
(자료 : Swiss Re Economic Research & Consulting)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