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 폭은 제한적 ‘글로벌 불확실성, 외국인 수급’등 요인
6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3.00%에서 3.25%로 25bp 인상됐다.
지난 5월과 마찬가지로 채권시장의 평균적인 컨센서스와는 상이한 정책금리 결정이었다. 이에 따라 통화당국과 시장 간의 의사소통 문제를 두고 또 다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뒤늦게 정치권까지 금리인상 시기를 두고 날 선 공방에 나섬에 따라 논쟁은 더욱 깊어지는 형국이다. 매번 적잖은 우여곡절을 거친 기준금리 결정은 지난 2010년 7월을 시작으로 5차례나 이뤄졌다. 그간 기준금리 결정을 위해 개최된 금통위가 총 12회라는 사실에 비춰볼 때 결코 느리다고 단정하기에는 쉽지 않은 속도다. 특히 이번에 인상된 금리 수준은 2008년 금융위기 이전 역사적으로 가장 낮았던 기준금리 수준과 동일하다. 적어도 금리의 절대 수준만 놓고 본다면 통화당국이 줄기차게 강조해 온 낮은 금리의 정상화라는 목적은 제한적이나마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국은 여전히 통화긴축 스탠스를 유지하려고 한다. 물론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나타난 불확실성이나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제 지표의 둔화라는 불안 요인을 감안할 때 이전보다 확연히 인상의 강도나 폭은 주춤하겠으나 적어도 인플레이션을 견제하겠다는 관점에서 통화정책 기조는 꾸준히 지속될 전망이다.
과거에 비해 기준금리가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게 약화됐지만 결국 통화당국의 결정에 따라 전체 시중금리의 행보가 정해진다고 볼 때 하반기 이후에도 금리는 꾸준히 상승 압력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더불어 현재 금리가 물가 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소위 실질금리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러 있다는 부담 역시 향후 금리 움직임이 아래보다는 상방이 더욱 크게 열려있다고 예상하는 논거다. 그러나 당국의 통화긴축 기조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시중금리의 전체적인 상승 강도나 폭은 매우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여전히 채권시장을 떠나 곧바로 다른 대체 투자처를 찾기에는 쉽지 않은 경기 여건 및 수급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우선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위험에 대한 부담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경제는 당국의 적극적인 정책과 유동성 공급으로 당초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회복됐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정책과 유동성 효과가 축소될 경우에 대한 대비는 아직 취약한 상태다. 지난 4월말 FOMC에서 QE2 종료가 선언된 직후 글로벌 금융시장이 큰 변동성에 직면한 것은 결국 정책과 유동성 공백에 대한 공포가 고스란히 각종 가격 지표에 전가됐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인체에 비유하자면 큰 병을 치르고 난 이후에는 작은 몸의 변화에도 끊임없이 의심하고 의사나 병원을 찾는 경우로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당연히 금융시장에서 경기 둔화나 위기에 대한 예측 능력이 탁월한 채권으로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 금융위기 이후 채권시장의 위험 예측 능력은 더욱 향상됐고 미국의 경우 시중금리가 먼저 하락하고 정책이 오히려 뒤를 따르는 모습이 꾸준히 반복되기도 했다. 외국인들의 수급 역시 금리의 상승 압력을 제어할 수 있는 변수로 꼽을 수 있다. 과거 아시아 및 이머징 채권시장은 대외 불확실성이 부각될 경우 채권 본연의 안전자산보다는 위험자산으로 평가되는 케이스가 빈번했다. 채권 매수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에 비해 환율 급등에 따른 환위험이 더욱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 과정을 거치면서 아시아 및 이머징 채권은 선진국에 비해 탄탄한 펀더멘털 환경을 바탕으로 꾸준히 외국인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한국의 경우 유럽 재정위기 과정을 거치면서 소위 PIIGS 국가들을 대체하는 투자처로 각광을 받아 오히려 외국인들의 집중적인 관심 대상으로 부상했다.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