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삼성생명과 메리츠화재, 서울보증 등 상당수 보험사 CEO가 변경될 전망이다. 또한 최근 ‘금융감독원 낙하산인사 논란’의 핵심인 금감원 출신 감사를 보유한 보험사 중, 10개 보험사의 감사가 이번 회계연도에 임기가 만료돼, 그 거취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 삼성생명, 박근희 체제로
25일 보험업계 및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3일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내달 10일에는 LIG손해보험 등이 주총을 개최하는 등 대다수 보험사가 6월 초부터 중순까지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우선 삼성생명은 이번 정기주총에서 박근희 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올해로 사장 8년차인 박근희 사장은 삼성카드 사장과 중국본사 전자총괄 사장을 거쳐 지난해 말 삼성생명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에 따라 현재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는 이수창 사장은 향후 생·손보와 카드, 증권을 통합한 ‘삼성금융’을 총괄하는 부회장직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수창 사장은 1973년 그룹 공채로 삼성생명에 입사해 삼성화재 사장, 삼성생명 사장을 역임했다.
◇ 메리츠화재, 송진규 부사장 대표이사 선임 유력
손보사 중에서는 메리츠화재의 대표이사가 변경될 예정이다.
메리츠화재의 전신 동양화재 시절부터 대표이사를 지낸 원명수 부회장이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데, 지난해 1월 실손의료보험 불완전판매로 금감원의 문책경고를 받아, 향후 3년간 연임이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의 공시자료에는 이번 주총에서 송진규 현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이 등기이사로 선임될지 여부가 결정된다. 이에 대해 메리츠화재는 관련 발언을 자제하고는 있지만, 송 부사장이 단일 후보이기 때문에 별다른 사유가 없으면 통과될 전망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다만 원 부회장이 자리를 비운 동안만 맡게 될지, 계속 맡게 될 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원명수 부회장은 동양화재에서 메리츠화재로 사명을 변경하고 이미지를 쇄신하는 ‘제2의 창사’프로젝트를 맡아 성공을 거둔 장수 CEO이지만, 제일화재 인수 실패, RG사태 등의 사건도 있었던 만큼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 서울보증, 여전히 오리무중
서울보증보험은 아직 오리무중이다.
26일 사장 공모 마감시한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하마평조차 나오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해 사장 선출 당시 동지상고 출신 정연길 감사가 유력시됐다가 ‘정권 코드인사’ 논란으로 공모와 재공모, 주주총회 연기 등 파행을 거듭한 끝에 방영민 당시 사장이 1년 유임하기로 해 현재까지 사장직을 수행 중이다.
올해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방영민 현 사장과 정연길 서울보증 감사, 정채웅 전 보험개발원장 등이 하마평에 올라있으며, 지난해 공모에 참여했던 김욱기 서울보증 전무와 정우동 전 부사장, 홍성표 신용회복위원장 등도 거명되고 있다.
◇ 동양생명, ‘론스타 게이트’ 변양호氏 등기임원 선임
동양생명은 론스타 게이트의 핵심인물로 유명한 변양호 보고펀드 공동대표(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가 다음달 17일 주주총회를 통해 등기임원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하지만 박중진 부회장이 여전히 CEO직을 수행하게 되는 등 동양그룹의 경영권에 변화는 없겠지만, 변 대표가 임원으로 선임됨에 따라 다소간의 변화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코리안리 오너 일가 원종규 상무, 전무 승진
또 하나 관심을 끄는 보험사는 코리안리재보험인데, 코리안리 원혁희 회장의 아들인 원종규 상무는 이번 주총을 통해 전무로 승진할 전망이다. 원 상무는 지난 86년 해상부 사원으로 입사해 뉴욕 사무소장, 경리부장, 해상담당 상무대우에서 지난해 9월 경리, 해상보험손사 상무로 승진했다. 일각에서는 원 상무가 전무직을 수행하면서 경영수업을 받고, 박종원 사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2013년에 사장으로 오를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사내에서 차지하는 박 사장의 입지가 워낙 공고히 다져져 있어 2013년에도 연임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원상무가 2년 후 바로 사장직에 오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 금감원 출신 감사, 이러지도 저러지도
한편, 금융감독원 출신을 감사로 두고 있는 보험사들 중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10개 보험사는 감사 연임, 영입을 놓고 눈치보기가 한창이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 알리안츠, 푸르덴셜, 우리아비바, 미래에셋, 흥국, PCA생명, 그린손보, 하이카다이렉트, 서울보증은 금감원 출신을 보유, 올해 임기가 만료된다. 하지만 연일 확대되고 있는 금융감독원 낙하산 인사 논란에, 새로 감사를 영입하고, 연임시키기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