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설계사, 대리점, GA 등 일선 영업채널은 6월에 있을 보험료 인상을 앞두고, ‘마감 임박’ ‘마지막 기회’ 등 자극적 표현을 써가며 절판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과당경쟁을 지양하겠다며 결의를 다졌던 보험사들이, 사정이 좀 나아지자 다시 이중적인 영업 행태을 취하는데에 대해 소비자들의 비난도 커지고 있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설계사와 보험대리점(GA) 등 보험영업채널들이 6월부터 보험료가 인상된다는 점을 이용해 ‘절판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보험료 인상은 1년에 한 번 이뤄지는 보험요율 조정에 따른 것으로, 당초 4월로 예정됐지만 보험개발원 조직개편 등의 사정으로 올해는 2개월 늦게 이뤄졌다.
이에 따라 사망담보 등 일부 보험료는 내리지만 주요 질병과 입원일당에 대한 특약보험료가 오르는 등 실손보험료는 대부분 오르게 된다.(4월 11일자 기사 참조)
장기보험 손해율은 의료실손보험의 판매로 2004년 87.5%, 2005년 85.8%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2008년에 들어서면서 2년간 79%대로 안정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손해율이 81.3%로 3년 만에 다시 80%를 돌파하면서 보험료가 인상되게 됐다.
특히 일부 중소 손보사의 경우 손해율이 100%를 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해 손해율이 올라간 것도 실손의료보험 표준화 작업으로 보장한도가 100%에서 90%로 적어지면서, 이 시한에 임박해 손보사들이 경쟁적으로 ‘절판마케팅’을 벌인 결과라고 업계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보험사 자체적으로는 뾰족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보험료가 오른다는 것이 시장에 알려지면 가입을 고려하던 고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판매여력이 크게 증가하는데, 영업조직에서 이를 활용하는 것을 제재할 명분이 적고, 특히 이를 제재할 의지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냥 두고 볼 수만은 없는 상황인데, 일부 영업채널의 경우 절판마케팅 과정에서 특별이익 제공 등 불건전판매행위까지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곧 과당경쟁, 출혈경쟁으로 이어지고 이 과정에서 들어온 불량물건으로 손해율이 악화되면 다시 보험료 인상으로 까지 연결돼, 결국 소비자 몫이 된다.
이처럼 보험료를 올리고 이를 이용해 경쟁적으로 보험계약을 끌어 모으면서, 이로 인해 손해율이 악화되면 다시 보험료를 올리고, 영업에 활용하는 악순환이 언제까지 반복될지 업계 안팎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