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3개월 획득으로 효용 떨어져
연초 생명보험업계에 신상품 출시는 다른 해와 다를 바가 없었으나, 5월 현재까지 배타적사용권의 신청은 단 한건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2011년 신상품 출시는 총 25건으로 연금보험, 변액보험, 종신보험 등이 많았고, 특히 5월 가정의 달을 전후로 어린이보험의 출시가 많았다. 그러나 이례적으로 생보업계의 배타적사용권 신청은 5월 현재까지 단 한건도 없다. 타 금융권에 비해 배타적사용권 제도가 가장 활성화되었던 생보업계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은 배타적사용권 제도의 한계가 드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배타적사용권은 3개월짜리가 보통인 상황이라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업체는 불만이 많았다. 3개월이 지난 다음에는 타 업체에서 유사한 상품을 출시해도 제재를 가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가장 최근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교보생명의 ‘두번째CI보장특약’은 지난해 12월 30일부터 3개월을 부여받아 지난 3월 29일로 기간이 종료되었다. 이런 사정으로 일부 생보사에서는 중대한 질병을 2번 보장하는 기능을 추가한 상품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상품출시에 따르는 기간이 일반 상품을 개정하는 경우는 1개월이 채 걸리지 않지만,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하는 상품의 경우 국내외 상품을 검토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국내 상황에 맞는 통계를 개발해내야 하기 때문에 적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의 개발 기간이 소요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창성을 보장해주는 기간이 고작 3개월이나 길어도 6개월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상품개발자의 사기는 물론이고 회사가 상품개발에 시간과 비용, 인력을 투자하는 데 한계점을 두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으로 인해 ‘우리회사에서만 판매하는 상품이라고 아무리 상품을 설명해도 3개월 혹은 6개월 뒤에는 다른 회사에서도 출시가 되어, 영업효과도 그만큼 단축되는 상황이다.
또한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상품이 과연 판매가 잘되는 상품이냐에 대한 ‘보증수표’가 아직 없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필요하면서 독창성과 창의성이 뛰어난 보험상품보다는 당장 회사의 실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상품으로 출시가 몰리고 있는 상황인 것. 때문에 1월부터 5월 현재까지 출시된 생보상품은 기존에 판매되고 있던 상품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정비해서 재출시한 종신보험, 저축보험, 연금보험, 실손의료비특약, 변액유니버셜보험, 어린이보험 뿐이다.
◇ 획득상품 갑자기 많아져 희소성 떨어질 우려도
한편 손해보험업계는 제도 시행 후 이제까지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상품이 5개사 9개 뿐이다. 이는 상품심의위원회의 기준이 생명보험업계와 달리 엄격하게 적용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손보업계의 배타적사용권 신청은 제도 시행 후 현재까지 12건에 불과하다. 2006년 4월에 현대해상의 ‘닥터코리아 간병보험’이 첫 테잎을 끊은 뒤 4년 뒤인 지난해 작년 10월 29일 현대해상 ‘하이라이프암보험’이 두번째로, 동부화재 작년 12월 ‘스마트운전자보험’이 세번째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특히 올해는 더욱 다양한 상품들이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월25일 메리츠화재는 ‘우리아이 성장보험 M-키즈’ 상품에 3개월의, LIG손해보험은 ‘LIG ( )를 위한 종합보험’이 손보업계에서는 처음으로 6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받았다. 지난 해 말 ‘프로미라이프 스마트운전자보험’으로 첫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동부화재는 지난 2월 ‘프로미라이프 스마트 아이사랑보험’으로 두번째 사용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 배타적사용권을 받은 상품은 삼성화재의 ‘통합보험 수퍼플러스’로 3개월을 받았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손해보험은 생명보험에 비해 상품개발의 가능성이 광범위하다”면서도 “새롭고 독창적인 상품출시 장려 차원에서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상품들이 많아지는 것은 좋지만, 예전과 비교했을 때 최근에는 신청만 하면 허가가 나오는 분위기라 ‘희소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중소형사의 상품출시는 기존 상품을 보완하거나 개정해 출시하는 상품이 많고, 혹은 통합보험 출시 등으로 편중되어 있는 상태다. 또한 온라인전업사는 상품출시가 아직 활발하지 않은 편이라 마찬가지다.
중소손보사 관계자는 “중소형사는 개발비용부터 출시되었을 때 소비자에게 환대받을 수 있는 상품이어야 한다는 중압감이 크다”며 “배타적사용권 획득이 판매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장점이 많아진다면 중소형사도 지금보다 상품개발에 더 적극적일 것이고 중소형사가 특화된 상품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연 기자 enero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