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미래에셋생명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4일 대체투자위원회를 열고 미래에셋생명에 15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오릭스엘피아이사모펀드(가칭)가 매입하는 미래에셋생명의 지분 3000억원중 절반을 국민연금이 참여하게 된다. 국민연금의 미래에셋생명에 대한 투자는 지난해부터 논의가 있어왔지만, 생보사 주가가 하향세를 보이면서 협의가 길어졌다.
하지만 이번에 국민연금의 투자가 유치됨에 따라 미래에셋생명의 상장일정도 다소 앞당겨질 전망이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투자유치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일단락된 만큼, 향후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 적당한 시기에 상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약 내용도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1대 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생명 상장 전까지 국민연금공단이 투자한 지분의 절반에 대해 연 복리 11%로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갖도록 했다. 당초 국민연금공단이 연 복리 13%이상을 요구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비하면 유리해진 조건이다. 반면 국민연금공단은 미래에셋생명이 5년 내 상장을 하지 않을 경우 8%의 수익률을 얹은 가격에 팔 수 있도록 풋옵션을 가져갔고, 향후 5년간 지분을 유지하기로 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아직 생보사들의 기업가치가 정확히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르면 연내 상장도 가능하지만 시급한 자본확충이 필요한 것은 아닌 만큼, 주주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 때 상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래에셋생명은 2000년대 중반 이후 공격적으로 지점을 늘리고 설계사를 확충, 변액보험상품을 주로 판매해 미래에셋증권·자산운용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효과를 노렸다. 하지만 이 때문에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생명보험사 중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회사 중 하나이기도 하다. 2009년 하반기부터 상장작업을 진행했으며, 2009년 말에는 삼성증권과 글로벌시티증권이 상장주관사로 참여했다. 현재 삼성·대한·교보생명 등 생보 빅3에 이어, 신한·ING 등과 함께 업계 4위권에 랭크돼 있으며, 2010회계연도 4~12월까지 3조원 가량의 수입보험료를 거둬들였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