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리서치의 공공적인 역설하는 밑바닥엔 우수한 리서치는 누구에게나 통한다는 믿음이 깔려있다. 후배들에게 눈길을 끄는 단발성 분석이 아니라 시장과 기업의 맥을 짚어내는 통찰력이 담긴 리포트를 주문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양과 질을 겸비한 보고서를 발표하는 것이 애널리스트의 본업”이라며 “애널리스크가 먼저 판단을 내리고 투자자를 설득하는 보고서를 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용 센터장은 애널리스트를 평가할 때 베스트애널리스트 순위를 매기는 폴제도의 비중을 크게 반영하지 않는다. 이는 언론사들이 개개인의 애널리스트의 성적을 평가하는 일종의 순위제도로 연봉을 협상하거나 타증권사로 이직할 때 몸값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통하는 게 이 바닥의 불문율이다. 물론 애널들의 주요 고객인 펀드매니저들의 설문조사로 이뤄지는 이 조사는 공개경쟁을 유도하는 고객평가측면에서 순기능도 있다.
하지만 보고서 자체의 정량, 정성평가의 비중이 낮아 보고서가 수준미달이라도 인맥을 동원해 순위를 높이는 등 주객이 전도되는 사례도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용 센터장은 “베스트애널리스트 순위는 엄밀하게 말하면 인기투표에 가까운데, 증권업계에서 폴제를 주요 평가기준으로 삼지않는 곳은 동부증권이 유일하다”며 “개인이 아닌 하우스의 전체 랭킹만 평가하는 것도 애널들이 보고서의 질을 높이도록 유도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제품이 좋으면 고객의 호응을 얻듯이 질적으로 우수한 좋은 리포트라면 결국 잘팔리기 마련”이라며 “애널리스트의 본업에 충실해 좋은 리포트를 마련하는 환경을 구축한 만큼 우수한 리포트를 통해 투자문화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용대인 센터장은 이같은 애널리스트의 역할과 책임을 다룬 ‘애널리스트, 세상에서 제일 좋은 직업’ 책도 펴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애널리스트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듬뿍 담겨있다. 그가 펜대를 든 이유도 애널리스트가 되기 위한 예비후배를 위해 오해와 편견을 샅샅이 밝히고 희망과 열정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중학생인 딸이 읽을 정도로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춰 애널리스트 매커니즘을 쉽게 풀어내 개인들이 투자에도 도움을 준다는 평이다.
용대인 센터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했던 현장형 자동차 애널리스트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가다. 동부증권으로 복귀해 지난해 6월부터 리서치센터장을 맡고 있다.
그는 “현역애널이든 예비후배든 고객과 회사의 마음을 움직이는 포인트는 헝그리정신과 이를 극복하려는 열정”이라며 “성공한 애널리스트는 오랜시간 자기 나름대로의 노력과 끈기로 일한 사람들이지 IQ가 좋거나 좋은 대학을 나왔다는 것과 무관하다”고 열정을 강조하기도 했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