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손해보험업계 및 GA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를 비롯한 9개 일반 손보사들은 회사별로 각기 다르게 적용해 오던 자동차보험 GA모집수수료율을 일괄 14.5%로 통일했다. 지난 3월까지 수수료율이 18~20%였던 것을 감안하면 회사별로 적게는 3.5% 포인트에서 많게는 5.5% 포인트까지 삭감한 것이다. 따라서 GA가 이달부터 손보사로부터 받는 수수료는 전월대비 20~25% 가량 줄어들게 됐다.
손해율이 악화돼 자동차보험 사업비를 낮춰야 한다는 게 수수료 삭감의 명분인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정부의 개선대책이 시행된 지난 2월 이후 급속도로 안정화 추세에 접어들고 있고, 또한 GA들이 자보 손해율 악화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도 힘든 상황이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 “GA폐업 줄 이을 것”
중소 GA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GA업계 관계자는 “이번 모집수수료율 삭감으로 매달 4억원 정도 들어오던 모집수수료가 3억원 수준으로 다운되게 된다”며, “중소 손보 GA들은 대부분 문을 닫아야 할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GA업계 관계자는 “모든 손보사가 모집수수료를 동일하게 조정하는 것은 사실상 담합과 다를 바 없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모르겠다”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악화된 것과 GA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손보GA들은 대응책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우선 9개 손보사가 일제히 수수료율을 내린터라 수수료를 내린 손보사에 대해 모집을 중지하는 등의 실력행사도 불가능하다.
특히 ‘털면 나온다’고 할 정도로 혼탁한 GA 시장을 감안할 때, 검사권을 쥐고 있는 금융감독원이나 손해보험협회가 추진 또는 묵과하고 있는 사항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 GA수수료 과다한가
문제는 GA에 대한 수수료가 과연 많은 수준이었는가 하는 점이다. 손보GA들은 사무실 임대료나 집기 비품 구입비, 교육비, 시스템구축비용, 통신비 등에 대한 손보사 지원이 전무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존 18~20%의 수수료는 오히려 저렴한 수준이라고 항변하고 있다.
GA업계 관계자는 “비교적 사업비가 적게 들어간다는 온라인 채널의 경우에도 27% 수준의 사업비를 쓰고 있다”며, “20%에도 못 미치는 GA수수료가 왜 많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손해율 악화와 GA수수료의 상관 관계에 대해서도 모호한 상황이다. 현재 손보사들은 GA채널 모집 건에 대한 손해율을 따로 집계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손보사들이 해당 GA의 손해율이 좋지 않을 경우 수수료율에 패널티를 줘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집계는 하지만 공개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