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대대적인 상품개정으로 크게 바뀐 것 중 하나가 사망보험금의 일부를 위험보험금으로 남겨두면 계약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전상품에 해당되지만 특히 종신보험과 연금보험, 어린이보험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기존에는 연금보험과 종신보험에서 장해율이 80%가 넘으면 보험금을 지급하고 계약은 종료되었다. 그러나 이제는 80%가 넘어가도 사망이 확인되어야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변경된 것. 이는 장애비중이 높아도 보험금이 지급되도록 되어있어, 주계약 소멸로 인해 주계약 이외에 보장받을 수 있는 특약이 함께 종료된 것. 때문에 주계약 이외에 특약부분에 대한 보장을 유지하고 싶은 계약자는 새로운 보험에 가입해야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금융당국은 이런 부분의 소비자 권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이번 개정을 통해 장해율이 80%가 넘어가도 계약을 유지하도록 하고 사망시에만 보험금을 지급하게 한 것이다.
그러나 80%이상의 장해는 사실상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장애등급분류표에 따르면 80%이상의 장해는 기존의 1급과 2급장애에 해당한다. 식물인간이나 두눈 실명, 사지 절단 등 살아있지만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힘든 상태인 것.
때문에 기존처럼 보험금을 받아 입원비나 치료비로 사용해야하는 계약자들을 위해서는 새로운 특약이 추가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금을 일시에 수령하더라도 보장실익이 남아 있는 다른 보장은 유지될 수 있도록 보험가입자에게 해당 위험보험료를 일시금에서 차감하는 선택권을 부여했다”며 “보험료가 완납된 특약은 유지될 수 있도록 개별 특약에 단서조항을 신설하고 전산시스템 준비기간을 고려하여 1년 유예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에 보험사들은 ‘고도장해보장특약’을 신설해 80%이상의 장해시 보험금의 일부를 받을 수 있는 특약을 준비해 출시할 예정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이 특약에 가입시 기존과 같은 방법으로 보험금을 받을 수 있지만, 특약이 추가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특약보험료가 따로 생기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어린이보험에서도 같은 맥락에서 약관이 변경됐다. 기존 어린이보험은 부모가 사망시 적립금을 일시금으로 지급받을 경우 계약이 소멸되어 자녀가 질병 등에 대한 보장은 받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 예를 들어 30세까지 입원비나 통원비를 받을 수 있는 어린이보험임에도 불구하고 부모 사망으로 사망금이나 해약환급금을 받아 계약이 소멸되면서 관련 보장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번 개정으로 보험금을 지급 받았더라도 보장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일시보험금에서 보장에 필요한 위험보험료는 제외하고 지급하면서 계약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생명보험사 한 관계자는 “어린이보험의 본래 취지대로 자녀가 성장할 때까지 계약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며 “보장실익이 남아있는 부분은 유지하는 내용으로 기존 상품은 약관을 수정했고 새로운 상품출시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연 기자 enero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