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에이스생명(구 뉴욕생명)은 2008년 3월 285억원, 4월 75억원, 6월 200억원, 7월 235억원, 2009년 1월 325억원, 3월 300억원에 이어 지난 31일 또 다시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지난해 문을 연 단종보험사 IBK연금보험이나, 방카전문보험사인 카디프생명, 하나HSBC생명 등 세 회사를 제외하고는 업계 최하위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한 달간은 107억원의 수입보험료를 기록하는데 그쳐, 22개 생보사 중 꼴찌를 기록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ACE그룹이 언제까지 에이스생명 재정을 확충할 수 있을지 여부에 금융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뉴욕생명이 에이스생명으로 간판을 바꿔달면서 영업조직이 크게 흔들렸다는 점이다.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뉴욕생명(현 에이스생명)의 설계사 13월차 정착률은 17.2%이다. 즉, 이 회사에서 영업을 한지 1년을 넘긴 설계사가 100명중 17명에 불과하다는 것인데, 푸르덴셜생명(64.5%), 메트라이프생명(52.8%), ING생명(36.6%) 등 여타 외국계 생보사에 비하면 형편없는 수준이다.
사실 뉴욕생명은 매각 전 몇 해동안 파격적인 조건으로 경쟁사 설계사들을 끌어 모으면서 업계의 모집수수료 과열 경쟁에 가세했다. 하지만 이처럼 비싼 돈을 들여 모셔온 설계사들이 매각과정에서 대부분 나간 셈이다.
사실 이 정도의 영업조직이탈 현상은 AIG사태와 같이 모 그룹이 도산위기에 처하지 않는 이상은 좀처럼 발생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단순 매각과정에서 이 같은 조직이탈이 발생한 배경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처럼 그동안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면서 구축한 영업조직이, 고작 1년여 동안 거의 무너지다시피 했다는 점도 에이스생명의 향후 전망을 밝게 볼 수 없는 이유로 꼽힌다.
한편 ACE그룹은 지난해 10월 뉴욕라이프의 한국과 홍콩, 대만 법인을 묶어 4억2500만달러(한화 약 4800억원)에 매입했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