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대상 타이틀을 이용한 설계사의 사기행각이 해마다 벌어지고 있는데다, 시상식 자체도 사치스러워 일반설계사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또한 단순한 포상이 아니라 보험사가 영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수단으로 변질돼 버렸다는 주장이다.
반면 보험사들은 조직운영을 위해 꼭 필요한 제도라고 반박하고 있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은 대부분 4월부터 5월 말까지 연도대상 시상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보험사 연도대상 시상식은 각 보험사들이 실적이 우수한 설계사들에게 연도대상, 신인상 등의 상을 주는 행사로 매 회계연도 초에 개최되며, 대상 수상자에게는 ‘보험왕’이나 ‘보험여왕’, ‘챔피언’ 등의 수식어가 붙여진다. 회사에 기여도가 높은 설계사들에게 인센티브와 포상을 수여해 격려하고, 다른 설계사들에게도 동기를 부여한다는 취지인데, 반면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우선 보험왕 타이틀을 이용한 설계사들의 사기행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거의 1년에 한번씩 일어나고 있는데, 지난달에도 모 생보사의 연도대상 수상자의 사기 행각이 알려져, 소속 보험사가 곤혹을 치른 바 있다.
또 다른 부작용은 바로 일반설계사들에게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점이다. 소수만을 초청해 시책성으로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에서 시상식을 개최하거나 국내 대형 호텔 등지에서 호화롭게 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일반 설계사들은 시상식에 초대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한 설계사는 “상위 1%를 위한 행사를 열어 위화감을 조성하고, 또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쓰고 있다”며, “차라리 판촉물 지원이나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험연구원 안철경 연구위원은, “영업조직에서 우수한 설계사에 대한 인센티브는 분명 필요하겠지만, 지나치게 과열되면 그 피해가 회사와 고객에게 돌아가고 영업조직도 건전성이 저해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안 연구위원은 또, “건전한 경쟁을 이끌어 내고 동기를 부여한다는 취지와 달리, 연도대상 제도가 오히려 고객과 보험사에 피해를 주는, 본말이 전도되는 현상이 나타나는 만큼 시상기준이나 방법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보험사들은 일부 부작용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순효과가 크다고 반박하고 있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보험왕 사기사고는 사고를 치는 사람이 연도대상 수상자에 들어간 경우이지 연도대상제도 때문에 보험왕 사기가 발생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연도대상은 동기부여 측면에서 꼭 필요한 제도”라고 말했다.
▲ 보험사 연도대상 시상식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