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균 팀장은 이 부서의 창립멤버로 시장의 최일선에서 대안투자상품개발이나 투자전략분석 등 실무를 맡고 있다. 증권업계가 이 AI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헤지펀드 때문이다. 지난해 자문형랩시장을 한발 앞서 선점했던 삼성증권이 헤지펀드 라인업을 강화하자 또다시 기선을 제압당할까봐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이다. 헤지펀드는 소수의 고액자산가가 대상인 사모투자펀드다.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한다.
이 헤지펀드가 자문형랩 인기를 바통터치할 차세대 주자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정진균 팀장은 “시장상황에 따라 들쑥날쑥하는 자문형랩에 비해 꾸준히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이 매력”이라며 “시장방향성과 상관없이 수익을 원하는 자산가의 성향과도 잘맞다”고 말했다.
문제는 헤지펀드에 대한 선입관이다. 글로벌 위기를 거치며 헤지펀드는 일반투자자에게 금융시장을 교란시키는 악역으로 취급받는다. 하지만 헤지펀드마다 운용철학이나 전략이 다양하고 장단점이 명확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투자에 약 혹은 독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처럼 헤지펀드가 투자에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면서 그 옥석을 가리는 판매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베일에 쌓인 헤지펀드의 운용전략, 성과, 수익률, 펀드매니저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알짜펀드를 내놓아야 투자자가 대안투자로서 헤지펀드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게 요지다.
정진균 AI팀장은 “진정한 분배는 고수익, 고위험을 지향하는 것보다 장이 안좋을 때 대안으로 방어적 기능을 보완하는 것”이라며 “고위험, 고수익상품이 있는 반면 꾸준히 수익을 내는 안정형상품도 있는데, 그 옥석가리기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헤지펀드의 본질에 충실한 대표적인 예가 세계적 대안투자회사인 영국의 맨 인베스트먼트(Man Investments)와 제휴를 맺고 출시한 재간접 헤지펀드인 북극성시리즈다. 선물의 롱숏을 활용한 시스템트레이딩의 일종인 CTA전략으로 수익을 노리고, 글로벌 매크로 전략으로 안정성을 꾀해 시너지효과를 추구한다.
정팀장은 이 북극성시리즈가 헤지펀드 대중화에 몰꼬를 틀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홍콩의 경우 주식형펀드를 가입할 때 대안투자차원에서 헤지펀드도 함께 투자한다”며 “랩의 기능을 사람들이 알고 상품가치를 반영하면서 고성장했듯 헤지펀드도 그 전철을 뒤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정진균 팀장은 헤지펀드 베테랑으로 통한다. 박사출신인 그는 골드만자산운용, 다우존스 헤지펀드인덱스 등 세계적인 헤지펀드운용사에서 트레이더, 포트폴리오매니저 등을 거쳤다. 최근엔 헤지펀드 대중화를 위해 PB, 기관 등을 대상으로 교육에도 열심이다.
끝으로 그는 “주식, 채권, M&A 등 자산배분전략의 다변화를 통해 이제막 걸음마단계인 헤지펀드시장을 선점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