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라이프 노년사회연구소와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가 갤럽코리아에 의뢰해 연구한 ‘전환기의 한국 베이비부머 연구’ 보고서에서 한국 베이비부머가 ‘끼인 세대’의 특성이 현재로서는 강하지 않지만 가까운 미래에 현실화 될 것이라고 지난 8일 발표했다.
2009년 5월부터 한국 베이비부머 4668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 조사에서 한국 베이비부머는 전체적으로 미래의 재무상황을 낙관적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비율은 절반에 불과했다. 월평균 노후 대비 저축액은 17만2000원이었고, 10명 중 8명은 노후대비 보험에 가입했다. 그러나 베이비부머 중 은퇴 후 소득필요액을 계산해 본 사람은 27%에 불과했고, 수익이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최소한의 위험만을 감수하겠다는 비율이 3/4이 넘어 전체적으로 위험을 회피하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베이비부머가 윗세대에 대한 부양과 아래 자녀세대에 대한 양육 책임 사이에 일명 ‘끼인 세대(sandwiched generation)’로서의 사회적 우려가 크지만, 기존의 통념과는 달리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시작되는 시점부터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초기 베이비부머는 형제가 많아 부모 부양에 대한 부담을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으로 본격적인 베이비부머의 사회적 문제는 그 이후의 초기 베이비부머 이후부터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현재 베이비부머의 은퇴와 관련된 논의들은 주로 경제적 준비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어 은퇴 후 어떻게 살 것인지, 노후를 위해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 가족에서부터 재무, 신체적 및 정신적 건강에 이르기까지 삶의 전 영역을 포괄할 수 있는 새로운 판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번 연구의 공동 책임자인 한경혜 서울대학교 교수는 “노년기 생애설계에 대한 개인 수준에서의 준비, 은퇴 후 적응을 위한 기업차원의 프로그램 제공, 그리고 국가의 정책마련 등 3차원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은퇴 후 생산적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징검다리직업(bridge job)이나 시간제 근로의 확산 등 노동시장의 변화가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미연 기자 enero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