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가 폭등, 자동차 손해율 안정 기대
유가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종목은 역시 자동차보험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으면 국내 휘발유 가격은 2000원대에 근접하고, 따라서 차량운행이 급격하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름 값이 뛰면 손해율은 떨어진다는 게 손보업계의 정설.
실제로 유가가 폭등했던 지난 2008년 상반기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회사별로 전년대비 약 3~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월 손해율은 74.2%로 6개월 만에 80%아래로 떨어졌다. 특히 2월은 설연휴와 함께 동부 산간지방 폭설 등 악재도 만만치 않았던 터라 더욱 의미있는 숫자라는 게 업계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형 손보사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자기차량담보 자기부담금 정률제 적용을 비롯한 정부의 자동차보험 개선방안이 시행되기는 했지만, 효과를 기대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점”이라며, “그보다는 유가 폭등에 따른 차량운행 감소가 더 직접적인 손해율 안정 요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물가상승 따른 금리인상 호재
유가폭등으로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금리인상도 호재로 꼽힌다. 보험사들은 운용자산 중 예금 등 이자부자산의 비중이 높아 금리에 따라 자산운용수익이 좌우되는데, 물가가 오르면 금리도 함께 올라가기 때문이다.
유진투자증권은 9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금리 인상은 보험사의 이자부자산의 운용수익률을 상승시켜 호재로 인식된다”며 “운용자산 증가율이 평균 20.4%인 손해보험주가 10.7%인 생명보험주보다 더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나 사회간접자본(SOC)투자 등의 투자시장이 냉각된 상황에서, 금리 인상 기대는 보험사 자산운용부문에 숨통을 트여 줄 전망이다.
◇ 현지 진출기업 기업보험 보상은 악재
현지 진출기업 철수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기업보험 부문에서는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리비아 등 현지에 진출해 있는 기업들은 건설공사보험 등 기업보험이나 근로자재해보험과 이에 따른 재보험 등 가입된 보험 물량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상당수 물건이 SRCC조항(Strike, Riot, Civil Commotion 쟁의·폭동 면책약관)에 가입돼, 보험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SRCC로 인한 손실인지 아닌지 여부에 대해 분쟁의 여지가 남아있는 물건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당국도 손보사들의 중동지역 손실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아직 알려줄 수 없지만 손실액 파악은 끝난 상황”이라며 “추가 손실 여부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리비아 반군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