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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300조원대 4강체제 서막 오른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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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1-03-02 22:53

CEO리스크로 흐트러진 수장 중심으로 조직 재정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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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300조원대 4강체제 서막 오른다
은행중심에서 보험, 증권, 등 비은행부분 확대

저축銀에서 해외 영업망 확대위한 M&A 적극모색

글로벌 금융위기 그늘에서 벗어난 은행들이 올해에는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공통적으로 제시했다. 지난 3년간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왔던 것과 반대로 이제는 경기 회복세에 맞춰 영업력 강화와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성장을 추구하는 쪽으로 경영방향을 선회하며 영업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공통과제로 내실경영은 물론 미래 수익기반 확충을 위한 사업다각화, 조기 민영화, 경쟁력 확보를 위한 대형화 등을 내걸었다.

더욱이 20년만에 수장이 바뀐 신한과 연임에 성공한 우리와 하나 등 4대 금융지주사들은 최고경영진(CEO) 선임절차의 마무리로 CEO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조직을 재정비하고 시장 공략을 위한 채비를 서두르면서 어느때보다 치열한 생존경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 先發制人 통한 앞선 공격경영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로 금융지주사 판도는 3강 1중에서 4강 체제로 재편되며 우열을 가리기 힘든 4강 체제로 전환된다. 금융지주사들도 새로운 전환기를 맞게 되는 것은 물론 금융계 지각변동이 시작되는 것이다.

196조원 규모인 하나금융은 116조원의 외환은행을 등에 업고 316조원으로 업계 3위로 부상하게 된다. 이에 4위로 밀려나는 신한금융지주도 신발끈을 단단히 매고 전투 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경영진간 내분사태로 금융권을 발칵 뒤집어 놓았지만 경영진들이 일괄사퇴로 새로운 경영진들이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영업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신한지주는 올해 경영 전략 목표를 개방과 공유, 참여 정신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성장 플랫폼 구축’으로 설정하고 새로운 시대를 의미하는 ‘Shinhan 2.0’를 내걸었다. 핵심과제로는 △신뢰회복 △성장동력 △미래투자 △조직활력 등 4가지를 선정했다.

신한지주는 새로운 지배구조 확립을 통해 공격적인 영업력을 바탕으로 그동안 내분사태로 생겼던 공백을 빠르게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지난해 조직화합과 뼈를 깍는 비만증 치료를 통해 새 출발을 선포한 KB금융도 올해에는 리딩뱅크의 저력을 다시 보여준다는 의지를 품고 있다. KB금융은 경영전략 방향을 ‘고객가치에 기반한 내실성장 추구’로 정하고 △목표고객 재정립 및 고객가치 극대화 △핵심경쟁력 강화 △지속성장기반 구축 △경영효율성 극대화를 4대 전략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순익 883억원이라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던 만큼 올해에는 치욕을 벗기 위해 대기업과 개인고객 유치 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 여타 경쟁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10년째 민영화만을 외치고 있는 우리금융도 올해에는 반드시 민영화를 실현시키겠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민영화가 마무리될 경우 은행권에 지각변동이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올해를 글로벌 리딩 금융그룹 도약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자산클린화 및 리스크관리 강화 △민영화 이후 그룹 운영시스템 재구축 △수익기반 확대 및 수익성 제고 △윤리경영과 원두 혁신 지속 추진 등을 내년도 중점전략과제로 설정했다.

하나금융도 외환은행 인수로 강한 인적, 물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글로벌 탑 50위권 진입을 원년 목표로 설정했다.

김봉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이 발표한 ‘2011년 은행업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업계와 금융산업 개편에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과 우리금융 민영화 추진이 중심에 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우리금융 민영화는 절차 중단 선언으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민영화시 금융산업 구조개편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우리금융의 지배구조 변화가 우리은행과 경남은행 광주은행의 경영전략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 국내외 은행간 짝짓기 탄력

금융지주사들은 성장을 위한 전략을 마련한 가운데 그동안 금융위기로 인한 소극적인 행보에서 벗어나 국내외 M&A추진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부실화된 저축은행을 인수해줄 것을 요청하자 너도나도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저축은행의 실사파악에 나서고 있다. 이미 지난 1월 부실 저축은행 첫 매물로 나온 삼화저축은행 주인으로 우리금융이 선정된 가운데 이달 중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현재 영업 정지된 저축은행은 부산저축은행을 비롯해 계열사인 대전, 전주, 부산2, 중앙부산저축은행과 삼화, 보해, 도민저축은행으로 이어진 저축은행들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이에 우리금융에 이어 하나금융과 신한지주도 저축은행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울며 격자먹기 식으로 인수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 지주사들의 핵심 계열사인 은행의 최대 수익원은 가계대출과 기업대출로 이미 포화상태에 도달한 상황인만큼 자회사를 통한 사업포트폴리오의 다양화, 새로운 수익원으로 욕심내기에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그동안 평판리스크 우려로 선뜻 저축은행 인수에 나서지 못했지만 4대 지주사가 동시에 나서는 만큼 평판 리스크도 최소화시킬 수 있다는 것도 마다할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정중호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그동안 저축은행은 고수익을 좇아 경기민감형 투기성 대출을 해왔던 만큼 저축은행에 불투명성이 있는 지에 대한 파악이 가장 중요하다”며 “정부의 영업규제나 제도가 개선돼 영업기반이 마련된다면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애물단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은행들은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해 해외시장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피티 뱅크 하나(PT BANK HANA)의 현지화를 강화하기 위해 현재 19개 영업점 이외에 지점망과 자동화기기 시스템 확충을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 호찌민 사무소는 지점 전환과 함께 인도 뉴델리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사무소도 상황을 봐가면서 지점 전환을 추진키로 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을 인수하게 되면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할 수 있어 ‘글로벌 톱50’이라는 꿈을 실현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갖게 되는만큼 글로벌 금융사로의 도약을 강조하고 나섰다.

우리은행도 이머징마켓 및 전략적 중요도가 높은 지역 진출 확대를 통해 현지인·현지기업 대상 영업을 확대하고 기존의 진출국 점포망을 강화키로 했으며, 우리금융도 창립 10주년을 맞아 글로벌 50위, 아시아 10위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다.

신한은행도 중국과 베트남, 일본에 지점을 추가로 개설하고, 또한 동남아권을 중심으로 현지법인 설립을 검토 중이다. KB금융도 경제 성장이 빠른 중국권, 남아시아권(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을 목표로 ‘KB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 ‘대책반장 김석동’에 금융현안 속도

올해에는 국내 금융정책의 방향을 설정하는 금융위원회 수장에 대책반장으로 불리는 김석동 전 재경부 1차관의 취임으로 그동안 장기간 묵혔던 금융 현안들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자본시장법 전면개편을 포함해 정책금융기관의 대형화, 한국형 투자은행(IB) 육성 등을 제시하면서 규제에 무게를 뒀던 정책에서 금융산업 성장에 초점을 맞추면서 은행들도 양질의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먼저 수출입은행, 수출보험공사, 정책금융공사, 산업은행 등을 정책금융기관으로 재편해 대형화와 기능강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그동안 소속 부처가 달라 부처와의 협의가 어려웠지만 한 곳으로 재편될 경우 자금 조달과 중개, 공급 등 금융 프로젝트의 매니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지난해 중단됐던 우리금융 민영화 과제도 조속히 해결하겠다며 임기 중 민영화를 매듭짓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우리투자증권 등 일부 계열사의 분리매각을 재검토해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혀 매각 방안을 두고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의 질서와 기강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지만 금융당국으로부터 자율성을 부여받았던 금융권으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 금융지주사 2011년 경영전략 〉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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