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전격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한 보험개발원의 컨설팅 비용이 4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보험개발원은 지난해 말 외부 컨설팅업체에 의뢰했던 컨설팅 경영진단을 통해 ‘고객 중심의 세계적인 보험 종합정보서비스 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조직운영 효율성을 증진시키고자 이번 개편을 단행했다.
컨설팅 결과 보험개발원은 조직을 슬림화해 상위조직인 기존의 6본부 1센터 1연구소 체제를 5개 부문으로 개편하고 하위 조직인 1실 26팀은 5실 15팀으로 조정해 조직수를 기존 35개에서 26개로 조정했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조직 포지션의 조정 및 인력 재배분을 통해 신설 조직인 컨설팅서비스부문을 중심으로 인력을 재배치했다”며 “담당임원으로서 본부를 관장하던 집행임원을 부문장으로 현업에 전진 배치해 부문장 중심의 책임경영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한 내부 반응은 그다지 호응이 높지 않다. 상위부처는 2군데, 하위부처는 7군데가 줄었고, 본부장에서 부문장으로 직책이 바뀌어 강등된 것처럼 조직이 개편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급작스러운 조직개편으로 인해 새 회계연도와 관련된 예산책정도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매년 2월 하순에 예산이 책정되어 3월 이사회를 거쳐 확정되고는 했지만, 개발원의 부문개편으로 인해 그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
본래 보험개발원 소속이었던 보험연구원은 사업계획 수립이 거의 마무리 단계로 2월 말 확정예정이고 이사회를 거쳐 예산을 확정할 예정이다. 작년 보험연구원의 예산은 67억원 정도였고, 보험개발원은 12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개발원 예산은 보험사들이 협의를 통해 지원하는데, 그 중 4억원이나 되는 사업비를 컨설팅비용으로 지불한 것은 과도하다는 반응이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이번 컨설팅 관련 비용은 회원사들의 승인을 받아 이뤄진 사안이고 3억원이 조금 넘는 규모였다”면서 “조직개편은 효율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작업이고 현재 조직개편에 따라 사업비를 새로 짜야해서 사업계획을 조정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보험업계의 시선은 조금 다르다. 비용규모가 큰데다가 급작스러운 조직개편으로 새 회계연도에 필요한 요율산출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조직개편과 더불어 임원급 4명을 더 채용해야한다는 컨설팅결과가 나왔다고 들었다”면서 “4억원이면 필요 인원을 뽑아 그 비용을 인건비로 사용하는 편이 맞지 않는가”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보험개발원이 예전보다 업무처리를 빠르게 진행하는 측면에서 서비스지향은 확실해졌지만, 새 회계연도 예산이 책정되는 시점에 과도하게 보도자료를 내고 있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또한 “손해보험업계는 새 회계연도에 맞춰 상품준비를 위해 요율산출을 기다리고 있는데 조직개편으로 인해 실무자 이동에 따라 산출작업이 늦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연 기자 enero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