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블랙박스 장착차량에 자동차보험을 할인해주는 제도가 2009년 3월부터 운영되기 시작해 그해 시행한 손해보험사가 많았고 최근 들어서도 관련 제도를 도입한 손보사도 추가되고 있다.
현재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손해보험사는 2009년 3월 가장 먼저 도입한 더케이손해보험, 삼성화재, 동부화재, 흥국화재, 메리츠화재, AXA손해보험, 하이카다이렉트, 에르고다음다이렉트 등이 있고, 지난해 1월과 6월에 LIG손해보험과 한화손해보험도 할인대열에 합류했다. 그러나 아직 블랙박스 할인제도의 인식부족으로 실제 가입은 많지 않은 편이다.
현재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라는 한 손보사 관계자는 “보험개발원의 요율인가만 받으면 바로 시행할 수 있는 제도”라면서 “보험료에 할인항목이 생기면 자동차보험 손해율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보험료와 어떻게 연결될 지 여부와 대중화가 되는지 시장상황을 지켜보면서 제도 시행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 대중화 걸림돌이던 가격 하락 추세
이 제도는 대부분 전담보 기준으로 최대 3%(보험감독업법 지정사항)를 할인해 연간 70만원의 자동차보험료를 납부하는 운전자의 경우 2만원 정도를 할인받을 수 있다. 블랙박스를 구입한 자동차보험 가입자는 해당보험사에 블랙박스 단말기 번호(시리얼 넘버)를 알려주고 확인을 받으면 신규가입시 혹은 갱신시 보험료를 할인받는다. 일부사는 블랙박스의 GPS 유무에 따라 가입 가능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에 확인해야 한다.
손보사 관계자들은 이 제도가 아직 대중화가 되지 않은 이유로 블랙박스의 가격이 고가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등장 초기 100만원에 육박하던 블랙박스는 최근 많은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어 가격이 10만원대 전후로 떨어지고 있어 수요는 확실히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블랙박스업계는 국내 차량용 주행영상기록기 시장이 약 10만~20만대(일반 소비자 시장), 사업용 차량 대상인 B2B 시장은 15만대 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영업용 차량 등은 차량이용을 체크하기 위해서 단체로 블랙박스를 구비하는 경우도 증가해 단체로 블랙박스 할인특약에 가입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개인의 경우 예전에는 고가방비여서 관련 특약에 가입이 적을 수 밖에 없었지만, 최근에는 가격이 크게 낮아진데다가 자동차 사고가 발생했을 때 과실여부를 가릴 수 있는 확실한 증거로 블랙박스 영상이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점점 관련 특약 가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 차량 기본사양으로 구입 증가 추세
또한 최근에는 기본 선택사양으로 블랙박스를 창착하는 차량도 선보이는 추세여서 네이게이션처럼 필수 차량장비로 인식될 날이 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는 블랙박스 자체의 정확성 등을 의심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최근 야간에도 상대 차량번호 식별이 가능한 130만 화소 이상 제품이 나오고 있고, 주차 중 일어난 접촉사고도 녹화할 수 있는 상시녹화기능 탑재 제품, 전면 뿐 아니라 후면, 좌, 후 등도 녹화할 수 있는 다채널 제품도 등장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난해 자동차보험 할인제로 등장한 요일제차보험의 필수품인 운행기록측정장치(OBD)제품의 업그레이드 여부도 관심사항이다.
ODB생산업체 중 한 곳은 블랙박스 기능을 장착한 OBD장치 개발이 가능하다고 해, 관련 제품이 나오면 요일제차보험도 활성화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 보상팀 관계자는 “블랙박스 영상이 자동차 사고 시 과실여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자료가 되어 시시비비를 가릴 때 근거가 되고 있다”면서 “블랙박스 장착 후 사고율이 줄어들었다는 실제 사례도 있어 교통사고 감소는 물론이고 보험사기와 관련된 부분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미연 기자 enero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