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직연금 홈페이지 리뉴얼 완료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대한생명 등이 퇴직연금 홈페이지 리뉴얼 작업을 최근 끝냈다. 이 홈페이지에는 일반인들이 어렵게 생각했던 퇴직연금 제도에 대한 소개 및 퇴직연금 상품 소개, 퇴직연금 가입자가 계약정보와 운용현황, 신청 및 변경 등을 조회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이 작업은 퇴직보험이 작년으로 효력이 종료되어 퇴직연금으로 가입이 전환되고, 작년 12월부터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4인 이하 사업장 역시 가입이 시작됨에 따라 발 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퇴직급여 제도의 사각지대로 분류되어 온 90만개 영세사업장의 상용근로자 100만명 및 임시근로자 50만명이 퇴직연금에 가입하게 되는 것이다.
퇴직연금시장은 지난해 11월 말 현재 적립금이 22조3610억원으로 전년동기 10조3352억원에 비해 116.4%(12조 258억원)증가했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2008년 11월 5조원, 2009년 11월 10조원, 지난해 10월 20조원을 각각 돌파하고 있다. 이에 은행, 증권, 보험 등이 모두 나서 치열한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보험권이 좀처럼 퇴직보험의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지만 슬슬 ‘반격’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현대해상은 2005년에 오픈했던 퇴직연금 홈페이지 리뉴얼을 지난해 12월, 대한생명은 지난해 12월,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1월 중순, 교보생명은 지난해 10월에 완료했다.
대한생명은 홈페이지 리뉴얼과 함께 가입자가 퇴직연금 맞춤형 설계를 받아볼 수 있도록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개발해 오픈했다.
교보생명은 기존의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뿐만 아니라 ‘펀드변경 사전 예약제’와 한층 더 강화된 성과분석 시스템도 새롭게 선보였다. 홈페이지 리뉴얼로 이용자 역시 크게 늘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가입고객에게는 온라인 업무처리영역 확대를 통해 편리성 제공으로 고객 로열티 증진을 목적으로 리뉴얼을 했다”며 “2010회계연도 2/4분기에 월평균 1292명이 이용했지만 리뉴얼 이후 월평균 1만1459명이 이용해 리뉴얼 이후 이용자 수가 약 8.9배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 개인형 연금시장 선점준비 한창
게다가 보험사 설계사가 퇴직연금 상품을 권유할 수 있는 근퇴법 개정안이 다음달 국회에서 통과하게 되면 보험사의 퇴직연금 시장 탈환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근퇴법개정안에는 혼합형·공동형·표준형제도도입, IRA(개인형퇴직연금) 가입대상확대, DB(확정급여형)제도 자산건정성 확보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보험연구원 류건식 선임연구위원은 “근퇴법 개정안에 설계사, 지점과 대리점도 일정한 자격요건이 있으면 권유나 판매를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며 “자율적으로 설계사가 일반보험 뿐만 아니라 단체보험도 판매할 수 있게 되면 20만명 정도 되는 설계사 조직의 ‘발로 찾아가는 마케팅’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에 대비해 보험사들은 타 금융권과는 차별화된 컨설팅 역량과 고객 편의성 중심의 교육시스템 및 운영시스템 등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퇴직연금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특히 연금계리 컨설팅을 위해 퇴직연금 초기부터 계리사를 확보해 국제회계기준 서비스를 준비해왔다”며 “이 밖에도 제도설계 컨설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전문인력을 추가 확충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생명은 퇴직연금 부문에서는 고객의 ‘성공적인 은퇴를 위한 동반자’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2011년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확대 개편한 퇴직연금 홈페이지를 통해 퇴직연금 가입자 교육을 강화하고, 퇴직연금 고객을 위한 전용 콜센터도 확대할 예정이다. 대한생명 관계자는 “K-IFRS 퇴직급여회계컨설팅 등 타사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토대로 퇴직연금시장에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며 “FP조직과의 연계를 통해 고객 저변을 확대하고 다양한 투자목표의 상품과 보장기능을 결합한 상품개발로 고객의 선택의 폭을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생명은 2008년 11월 오픈한 상설 퇴직연금 교육기관인 ‘신한 퇴직연금 아카데미’를 운용해 기업체 실무자 대상으로 퇴직연금 전문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담조직을 운영하는 등 퇴직연금 마케팅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삼성화재는 기업보험 전문컨설턴트인 외야조직(CRC;Corporate Risk Consul tant)을 적극적 활용해 가망 고객기업에 대한 영업에 집중해 최근 퇴직연금 ‘1조클럽’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에는 퇴직연금과 화재·배상책임·단체상해보험을 하나로 묶은 통합상품인 ‘슈퍼퇴직연금’을 개발해 판매하면서 손해보험 특화 상품을 출시해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이 외에도 2011년 보험사들은 개인형 연금시장 선점을 위해 각각 맞춤형 퇴직연금상품을 준비함과 동시에 시스템 개선작업을 진행해 타 금융권과의 차별성을 더욱 부각시킬 것으로 보인다.
류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퇴직연금시장은 DB, DC중심이었지만 개인형퇴직연금시장이 열리면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퇴직연금마켓팅이 시작될 것”이라며 “은행권에 퇴직연금 시장을 많이 내어준 보험권이 지금을 위기임과 동시에 기회로 인식하면 훨씬 더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금융권역별 적립금액 현황 〉
(단위 : 억, %)
(2010.11월말 현재)
이미연 기자 enero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