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업계 곳곳에서 농협보험의 등장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우 손해보험협회장은 신년사에서 “방카슈랑스 특혜를 기반으로 한 농협공제의 보험 진출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고, 농협경제연구소를 맡았던 김석동 신임 금융위원장이 농협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농협보험진출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예상도 많다. 또한 지난해 말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던 농협법이 올해 국회를 통과하게 되면, 농협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부문이 분리되고, 농협은 보험 부문을 따로 떼어내 농협보험을 설립하게 된다.
특히 농협보험은 지난해 11월 발표된 농협법 개정안에 따라 ‘방카슈랑스 25%룰’을 진출 후 5년 동안 단계적으로 적용받게 되어 설계사 확보 시간을 벌었다.
농협보험은 이미 설계사 채널 강화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농협보험에 따르면 1992년부터 자체 보험설계사 제도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지만, 전문적인 설계사 교육강화를 위해 지난해 10월 15일 신촌에 보험사업단을 포함에 ‘신촌보험교육센터’를 오픈했다. 교육센터에서는 △상품교육 △판매스킬 △윤리교육 등의 프로그램으로 체계적인 보험교육을 통해 전문채널을 활성화하고 영업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농협은 신촌센터 외에도 수도권과 대도시 중심으로 센터 오픈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보험 관계자는 “29개 사업단의 설계사(FC) 1000여명을 대상으로 오픈했다”며 “신촌센터는 설계사의 단기 교육을 위한 장소로서 오픈한 이후 설계사인원 변화는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보험사들이 농협보험이 진출하면 기존 보험설계사들이 직업을 잃을 것이라는 우려와는 달리 설계사들의 이동때문에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
설계사 외에도 농협의 손해보험은 자동차보험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어 자동차보험 보상 인원이 손보업계에서 농협보험으로 대거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자동차보험 보상인원 이동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보면 된다”며 “최근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높아 자동차보험의 비중을 줄이는 손보사도 있어 그 인원의 이동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농협보험이 착실하게 보험권 진입준비를 하고 있지만 보험사들의 대응방안은 오리무중이다. 진입자체를 반대했던 명분에 농협이 대부분 합의함에 따라 더 이상 진입반대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농협보험 진입에 따른 대응이 어려운 상황이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올해 농협보험 진출은 기정사실이 되어가고 있다”며 “농협 대응책을 세우기보다는 각사별로 영업력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집중하는 것밖에 따로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미연 기자 enero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