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대부금융사와 다른 상한금리 적용해야
1만5000개 회사 음성화 될 가능성 높아
증권사 출신 민동오 대표는 대부금융업이 서민금융시장에서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과감하게 앤알캐피탈을 설립하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10년간을 전망하고 체계적인 시스템 확보로 안정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앤알캐피탈은 2006년 6월에 설립돼 11월말 총자산 330억원, 대출잔고 310억원, 납입자본금 20억원, 자기자본 40억원 규모다.
민 대표는 신한금융투자증권(구 쌍용투자증권) 국제부, 런던현지법인, 기획부서등을 두루 거친 바 있으며 신규사업 개발 등을 경험한 바 있다. 특히, 창투업 및 대부금융업을 접하게 되면서 대부업 시장에 대한 구조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된 것. 이후 대부금융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판단하고 지난 2006년에 투자를 받아 앤알캐피탈을 설립했다.
이에 본지는 대부금융시장을 누구보다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민동오 대표를 만나 그가 이야기하는 업계 전망을 들어봤다.
◇ 서민금융시장 경쟁 치열해져 리스크 커져
“증권사에서 투자업무를 하다가 일본시장을 보게 됐다. 90년대 이후 금융침체기를 맞으면서 은행이 소액대출을 못하게 됐다. 따라서 대부업체들이 이를 담당하게 됐다. 이를 보고 국내에서도 이같은 시장이 생길 것으로 판단해 뛰어들게 됐다.”
민 대표는 국내에서도 일본과 같은 시장이 생길 것으로 예측하고 시장에 진입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사채를 대부업으로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상위 50~60개는 국내 자본이 참여하지 않았다. 민 대표는 “8년이 지난 후 서민금융시장은 지금보다 더 큰 시장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민금융시장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강압적인 금리인하는 시장을 붕괴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총자산이 300억원 이상의 대부금융업체의 경우 상한금리가 49%일 때 이익이 잔고의 6~7%로 떨어졌다는 것. 또한 44%까지 상한금리가 내려가 이익은 잔고의 1~2%까지 떨어지고 있는 상태다.
민 대표는 “상한금리 인하는 예상했던 시나리오였지만 현재의 상황은 너무 빨리 전개되고 있는 것 같다”며 “현재는 연체율도 올라가고 있고 저축은행도 뛰어들면서 시장 리스크는 더욱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시장을 보수적으로 보고 운영해야 한다”며 “현재 특별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자산을 키우지 않으면 적자나고 시장서 도태돼
내년에 대형 대부업체를 중심으로 상한금리를 30%대까지 내린다는 계획이 이어지고 있다. 대부업계들이 정부의 압박에 앞서 선제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섰지만 이같은 현상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러시앤캐시와 산와머니 등 대형 대부업체들은 다이렉트 고객을 대상으로 상한금리를 33.9%까지 인하할 예정이다. 또 웰컴크레디트라인과 바로크레디트도 최고금리를 39%로 내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일부 대형 대부업체 몇곳만 가능한 금리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자산규모 10대 업체의 최근기결산서(2009년 9월~2010년 6월)를 분석한 결과 평균대출원가금리가 37%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법정상한금리가 연 39%로 내려가면 이 중 7개사가 적자로 전환하며, 연 30%로 낮아질 경우 9개사가 적자를 면키 어려운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자산을 공격적으로 키우지 않으면 대부분 대부금융사는 적자가 발생하고 시장에서 도태될 것으로 전망했다. 민 대표는 “내년에는 대출을 타이트하게 해 연체율을 줄여야 겨우 적자를 면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며 “수익을 내지 못하는 회사를 굳이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같은 규모의 회사들은 생존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며 “상한금리 인하는 선두업체들만 가능한 상황이며 그들은 이미 대부업체가 아닌 곳으로 성장을 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상한금리 인하는 선두업체의 기준으로 적용을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금리를 내리면 중대형사의 경우 더 대출을 잘할 수 있지만 나머지는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에 시장의 경쟁 구도가 깨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민 대표는 “50개 정도 회사가 경쟁을 해줘야 시장이 자율적으로 금리 경쟁을 통해 금리가 내려갈 수 있는 구조가 된다”며 “현재는 자산이 1000억원 넘는 회사 5곳을 중심으로 경쟁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리가 39%까지 내려갈 경우 현재 등록 대부금융회사 대부분은 음성화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자와 수수료를 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 또한 좋은 DB를 받아 부실률을 줄여야 하는데 좋은 DB를 받을 수 없는 환경이라는 것. 따라서 일반관리비를 줄이는 것 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고 설명했다. 민 대표는 “결과적으로 300억원 미만 업체들 중 등록 대부금융회사 1만5000개는 음성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대부금융업 긍정적인 면 인정해줘야
민 대표는 대부금융업이 긍정적인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추심 강도가 과거와 비교해 높지 않다는 것. 또한 서민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 보편화 됐다고 강조했다.
민 대표는 “대부업으로 인해 고금리 사채시장에 가지 않으려는 대안이 생긴 것이 긍정적인 면”이라며 “금리가 내려가는 것도 규모의 경제에 따라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시장이 형성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대부업체가 시장경쟁으로 자연스럽게 성장하면서 금융시장의 구도변화를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본 서민금융시장에서 상한금리를 20%까지 인하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기간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준비를 해왔다고 평가했다. 민 대표는 “일본 서민금융 시장의 경우 공정한 거래 체제가 돼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며 “미국에서도 30~40%대를 대부업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이는 곧 약탈적인 금리 수준이 아니라고 인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이자제한법과 출자법이 있어 출자법이 이자제한법을 초과한 것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와 그동안 벌었던 것을 돌려줘야 하는 상황 때문에 많은 대부업체들이 파산하게 됐다는 것. 민 대표는 “시장의 공정질서가 있어 지속적으로 금리가 내려왔기 때문에 가능했으며 금리가 낮아서 일본 업체들이 파산한 것은 아니다”며 “과거의 고금리 대출까지도 소급적용했기 때문에 파산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 중층구조로 서비스 개선돼야
서민금융시장에서 중층구조를 가져가야 소비자 서비스가 더욱 개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고객들이 서비스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 대표는 “저축은행과 대부금융업체가 똑같은 상한금리를 받으면 안된다”며 “중층구조를 가져가야 소비자 서비스가 나아질 수 있다”며 “대부업이 할 수 있는 부분을 인정해주고 그 룰 안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 대표는 최종적으로 상한금리가 30%까지 내려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장이 커지고 오랜기간 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일본도 그렇게 시장을 키워왔으며 10~20년 동안 금리를 20%까지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민 대표는 “예상보다 빨리 금리가 내려가면서 내년에는 생존을 위한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 He is…
〈 학 력 〉
- 1987년 서울대 영문과 졸업
〈 경 력 〉
- 1988년~2000년 쌍용증권 입사, 경영기획실 팀장, 런던현지법인
- 2000년~2006년 12월 엔리서치 부사장
- 2007년~ 現 엔알캐피탈 대표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