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자회사로 있는 금융기업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채권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신용정보회사 설립의 필요성이 제기돼 현재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의 자회사로 있는 금융기업은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HMC투자증권, 현대커머셜 등 4곳이며 이곳의 자산이 최근 몇 년간 급성장해왔다.
현대캐피탈은 9월말 기준 자산이 16조834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2007년 12월 기준 13조7709억원에서 22.24%(3조631억원) 증가했다. 대출채권도 7조1746억원으로 2007년 12월 기준 5조5169억원 대비 30.04%(1조6577억원) 증가했다.
현대카드의 총자산은 9월말 8조5269억원으로 2007년 12월말 4조6452억원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카드자산이 7조3685억원으로 2007년 12월말 3조9916억원 대비 84.60%(3조3769억원) 늘어났다.
HMC투자증권의 자산도 2007년 12월말 4366억원에서 2010년 9월말 3조4171억원으로 3년만에 7배 가까이 성장했다. 대출채권도 2007년 12월말 749억원에서 3360억원으로 4.5배정도 증가했다. 현대커머셜도 총자산이 9월말 현재 2조1755억원으로 3년전인 2007년 12월말 8606억원 대비 2.5배 가량 늘어났다. 대출채권도 1조3045억원으로 2007년 5218억원 대비 2.5배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의 자회사인 현대캐피탈 현대카드 HMC투자증권 현대커머셜의 대출채권 및 카드자산만 9월말 현재 16조1836억원에 달한다. 연체율을 1%만 잡아도 최소 1조6000억원대 이상의 취급규모를 가져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캐피탈 및 현대커머셜의 연체율이 2%대, 현대카드의 연체율이 1%대라는 것을 감안할 경우 2조원대의 시장을 가져갈 수 있다”며 “거대 신용정보회사의 출현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신용정보업계에서는 대형 업체의 출현 소식에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용정보회사의 설립이후 당분간 그룹사의 채권관리에만 집중하겠지만 향후 영향력은 업계 전반으로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취급수수료 인하로 인해 제살깎기 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 신용정보회사의 출현으로 업체들의 경영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당장은 영향이 없더라도 향후 브랜드 인지도 등으로 향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업무영역에서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이르면 내년 3월 정도에 신용정보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1~2년 전에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다가 신용정보회사 설립을 취소한 적이 있다”며 “따라서 최근 다시 이야기가 불거지고 있는 것은 자산 규모가 웬만큼 커졌기 때문이어서 신용정보사 설립은 생각보다 빨리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