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오는 12월 1일부터는 4인 이하 사업장도 퇴직연금에 가입을 시작하게 되어 적립금 및 가입사업장, 가입근로자 수는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금융권역별로 시장점유율은 은행권역이 51.7%로 이미 시장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뒤는 생보(28.6%), 증권(13.6%), 손보(6.1%) 순이다.
이는 전국적인 대규모 지점망을 갖춘 영업조직력에 의해 은행의 점유율이 증가하고 있고, 다양한 실적배당형 상품을 내놓으며 공격적으로 퇴직연금 시장을 공략중인 증권사도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적립금 규모기준으로 각 금융권역의 선두 사업자는 각각 국민은행, 삼성생명, 미래에셋증권, 삼성화재이다.
특히 삼성생명은 삼성생명의 올해 8월 말 기준 퇴직연금 운용 규모는 3조5668억원으로 국내 퇴직연금 사업자 중 처음으로 3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삼성생명의 시장점유율은 18.1%이고, 지난 15일 대규모 사업장인 삼성전자의 퇴직연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퇴직연금 시장은 지난 4월 고금리 원리금보장상품을 경쟁적으로 제공하면서 금리전쟁으로 번지는 듯 했으나 금융당국의 조정으로 일단락되었다. 고금리 과당경쟁은 역마진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금융사의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기 때문에 퇴직연금사업자들에게 원리금보장형 상품 취급과 관련한 리스크관리기준 등을 마련하게끔 한 것이다.
앞으로 퇴직연금시장은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6월 근퇴법시행령 개정을 통해 퇴직급여제도를 4인 이하 사업장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해, 오는 12월부터 퇴직급여 제도의 사각지대로 분류되던 90만개소 영세사업장의 상용근로자 100만명 및 임시근로자 50만명이 퇴직연금에 가입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퇴직보험·신탁제도가 5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12월말 폐지될 예정으로, 이중 상당 부분이 퇴직연금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시장 규모 확산은 기정사실이다.
이런 시장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보험권의 움직임은 다른 권역과 매우 다른 모습이다.
은행과 증권사들은 앞을 다퉈 퇴직연금 전용 지수연동정기예금을 내놓거나 새로운 연금시스템을 가동하는 등 퇴직연금 시장 선점을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게다가 지난 7일 하이투자증권이 퇴직연금사업자에 추가 등록을 승인받아 퇴직연금사업자는 더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권은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삼성생명 외에는 특이할만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삼성생명의 경우에는 대규모 사업장을 위주로 퇴직연금 확장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시장은 ‘규모의 경제’이기 때문에 4인 이하 사업장 시장은 결코 블루오션이 될 수 없다”며 “과도한 금리전쟁은 멈춘 듯 보이지만 문제는 퇴직연금을 받은 이후에 서비스가 어떻게 제대로 제공될 수 있는가가 앞으로의 큰 숙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은행권이 영업망으로 밀고 들어오는 상황이기 때문에 4인 이하 사업장 역시 은행권의 텃밭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타 권역과 같은 무조건적인 확장전략으로 가기보다는 안정적인 운용수익을 낼 수 있는 방안과 퇴직연금의 서비스를 제대로 알리는 방향으로 가야 퇴직연금 제도의 의미를 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 퇴직연금 적립금 현황(10년 8월말) 〉
(단위 : 억원, %)
이미연 기자 enero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