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관련해 지난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저출산·고령화의 금융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한국금융연구원과 자본시장연구원, 보험연구원 등 3개 금융연구원이 공동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금융위원회 진동수 위원장은 축사에서 “연금소득의 소득대체 비율이 낮은 실정이기 때문에 정부는 개인연금, 퇴직연금, 주택연금 등 사적연금 제도를 활성화하려고 노력중”이라며 “정부 정책에 호응한다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금융수요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고령인구에 적합한 맞춤형 금융상품 개발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험연구원 윤성훈 박사는 “우리나라 가계는 금융자산 대비 부채규모가 매우 높고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 등으로 쏠려있어 제대로 된 노후준비가 부족하다”며 “주택연금과 종신연금 등 연금 금융상품의 수요 증가가 예상되지만 시장이 아직 그만큼 준비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보험연구원 진익 연구위원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가계 부문의 위험 부담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장수’리스크는 민간에서 전담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며 정부 차원의 역할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패널로 참석한 은행연합회 노태식 부회장은 토론 자리에서 “우리나라는 핵가족이 확산되는 추세이고 연금시스템의 미흡으로 볼 때 퇴직연금제도의 활성화가 시급하다”며 “정부가 제시한 근퇴법 개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고, 퇴직급여제도는 퇴직연금제도로의 단일화가 ‘강제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택연금제도 역시 고령화에 대비한 노후 생활자금 확보 차원으로 봤을 때 활성화되어야 한다”며 “상품개발이 용이하지는 않지만 은행이 자체적으로 이런 상품을 개발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고, 이와 관련된 제도 시스템의 가입조건 완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생명보험협회 박창종 부회장은 우리나라의 공적연금의 보장비율이 현재로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부회장은 “노후보장 강화정책의 문제점으로 공적연금에 대한 기여자는 줄어들고 있지만 수여자는 늘어나고 있어 재정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저출산·노령화시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연금상품의 개발과 함께 기존 상품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또한 “생명보험업계가 사회 안전망의 보완적 기능을 민간보험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게 연금보험, 퇴직보험, 민영건강보험, 장기간병보험 등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공적보험과 민영보험 간의 시너지효과를 위해 정보공유 등 정책적 지원과 퇴직연금에 대한 인센티브 강화도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손해보험협회 이춘근 부회장 역시 규제 완화를 강조했다. 특히 손해보험만의 다양한 상품으로 다각적인 측면에서 개발이 될 수 있도록 상품개발규제가 풀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장기손해보험, 위험보장보험 등은 장기간에 걸친 고령화에 대비한 적절한 금융상품 중 하나지만 규제가 있어서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풀어간다면 고령화사회에 잘 대응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협회 장건상 부회장은 “저출산과 고령화 대책은 따로 보지 말고 함께 고려해야할 현안”이라면서 “육아지원 관련 상품 개발이 시급하고 미국 등의 선진사례의 벤치마킹이 필요하다”고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이런 의견들에 금융위원회 정은보닫기정은보기사 모아보기 국장은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가 우리 사회의 당면과제 중 하나임을 인식하고 있고, 해외사례와 비교해봤을 때 사적연금과 개인연금의 역할 증대는 충분히 커지고 있다”고 하면서 “퇴직연금과 개인연금, 주택연금 등을 적극적으로 활성화 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맞춤형 개인연금 상품 개발은 금융기간의 몫이지만 규제가 있다면 완화방향으로 개정해나가도록 하겠다”며 “보험산업의 역할이 강화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 지원 등의 제안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미연 기자 enero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