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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사태 2년 펀드시장은 ‘고진감래<苦盡甘來>’

김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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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0-09-19 17:12

펀드불신 트라우마 환매 행렬 점화
우후죽순 신생운용사들도 희비 교차
매너리즘 벗고 ‘체질개선 원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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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먼사태 2년 펀드시장은 ‘고진감래<苦盡甘來>’
리먼발 금융위기가 지난지 벌써 2년이 훌쩍 지났고 국내 펀드시장은 가장 파란만장만 시기를 보냈다. 1가구 1펀드 시대, 펀드 재테크 천하로 호령하던 운용업계는 2년간 반토막 펀드로 깨진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에 안간힘을 쏟아야 했다.

특히 리먼발 사태로 가장 큰 직격탄을 입은 건 적립식펀드의 상처로 손 꼽힌다.

금융위기로 지수가 급락하며 적립식이 거치식 보다 성과가 뒤처진 역전현상을 보인 것. 이제 막 장기,적립식투자 바람이 불던 국내 운용업계 시장 위축이 된 결정적 배경이다. 1년, 2년 알토란같은 자금을 쏟아붓던 적립식펀드의 성과 무너지자, 추가 불입을 유보한 투자자들이 늘고 장기투자로 시동을 걸던 운용업계의 타격도 컸다. 여기에 자본시장법 시행과 해외펀드 비과세 폐지 등 운용사들이 영업하기엔 점점 힘에 부친 나날들이 지속됐다. 그러나 비 온 뒤 원래 땅은 더 단단히 굳는 법이다. 아직도 지수가 고점을 갱신할 때 마다 환매행렬은 썰물이며, ‘펀드에 가입하면 돈을 번다’는 믿음은 시들해졌지만 업계 내부적으론 체질개선에 한창이다.

◇ 해외펀드의 굴욕, 이해 쉬운 상품들 대세

지난 2년간 펀드 상품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바로 투자자들의 이해가 쉬운 심플한 상품의 봇물이었다. 어렵고 이해하기 어려운 파생상품 대신 심플하고 저렴한 구조의 ETF가 전성시대를 맞은 것. 아무래도 리먼 사태 당시 깡통계좌로 전락한 파생 상품들에 대한 트라우마(외상후 장애 스트레스)로 해석된다.

실제 지난 2008년 당시 35개 불과하던 ETF는 지난 2년간 60개 상장 종목으로 2배 가까이 성장했다. 기초자산도 채권, 레버리지, 금, 원유 선물 등 다양해졌고 순자산도 5조 3000억원이 넘는다. 벌써 진출한 운용사만도 12개로 향후 수익원 효자로 당당히 군림중인 모습이다. 모진 풍파에도 잘 견딜거 같은 국내 대형 그룹주 펀드들도 수혜를 입었다. 성과 또한 받쳐준 탓에 각 운용사들의 간판 상품으로 톡톡히 자리매김한 모양새다.

반면 그동안 직장인들의 재테크 1순위였던 해외펀드는 인고의 나날을 겪어야 했다.

변동성이 커진 글로벌 시황 탓에 인기를 누리던 중국과 브릭스 펀드 대신, 안정적인 금리상황이 보태진 ‘신흥이머징마켓 채권펀드’나 안전자산의 대표주자 ‘금 투자펀드’ 등 대안상품도 주목 받기 시작했다. 차이나펀드와 브릭스 펀드로 그동안 호시절을 맞았던 외국계 운용사들 역시 돌파구를 찾는데 여념이 없다. 이젠 프랭클린템플턴, 슈로더 등 외국계 독립운용사들도 국내주식운용본부를 강화하고 국내주식형 펀드 강화에 매진중이다. 업계 사정에 밝은 고위 관계자는 “당초 기대대비 일부 외국계 운용사들을 제외하곤 국내 진출 외국계운용사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형편”이라며 “실제 현지인 사장 체제 대신 한국인 CEO를 선임하거나, 국내주식형펀드 라인업을 강화하는 등 돌파구 찾기에 적극적인 상태”라고 전했다.

◇ 출범 두 돌 새내기 운용사들도 ‘희비’

지난 2008 봇물을 이뤘던 새내기 운용사들도 금융위기라는 파고를 맞아 희비가 엇갈리는 양상이다. 당시 10여개가 넘는 운용사가 신규 진출했지만, 2년간 파란만장한 시황에서 저력을 보인 운용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특히 뚜렷한 운용 철학과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신생사들은 오히려 기회로 삼고 업계 다크호스로 서서히 부각했다.

실제 가치, 장기투자로 유명한 에셋플러스 운용은 업계최초 직판영업을 선택하고 불리한 환경속에서도 꾸준히 신규 계좌 수탁고가 증가하는 추세다. 성과 역시 돋보인다.

메리츠종금증권 펀드리서치에 따르면,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코리아리치투게더펀드’는 기간수익률, 성과지속성, 위험지표 등 종합운용 능력 평가에서 지난 2년간 가장 우수한 성적을 냈다.

메리츠종금증권 펀드리서치 박현철 연구위원은 “신생 소형사에 직판 판매특징상 아직 1000억원 미만인데도, 계좌수와 수탁고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더욱이 위험지표에서 상대적으로 여타 펀드 대비 성과가 높아 주식시장 흐름에 관계없이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는 우수펀드로 입증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출범한 현대자산운용도 현대라는 브랜드네임과 상대적으로 유리한 그룹주 운용 능력을 집결해 출시한 ‘범현대그룹주펀드’도 쾌속 순항세다.

지난 14일 설정 1주년을 맞은 ‘범현대그룹주펀드’의 1년 성과(30.70%)는 동기간 벤치마크인 KOSPI200(9.51%)을 크게 앞 섰다. 공사모 펀드 총 138개와 수탁고 역시 3조원을 넘게 보유하고 있어 신생사중 우등생을 자처한다. 다만 부동산이나 특화 영역에 도전장을 냈던 메리츠, 더커 등 신규운용사들은 아직 이렇다 할 성적을 못내고 있다. 경기악화로 얼어붙은 PF시장에서 마땅히 수익 추구할 기회도 여의치 않아 당분간 부동산특화운용사들의 어려움은 가중 될 것으로 보인다.

◇ 치열해진 경쟁구도, 돌파구는?

지난 2년간 폭풍같은 나날을 보냈던 운용사들에게 올 초 가장 큰 화두는 바로 ‘자문형 랩’의 출현이다. 시장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자문형 랩의 출현과 베테랑 금융맨들의 잇단 자문업 진출이 투자 트렌드를 변모시킨 것. 펀드에 질린 투자자들이 지수가 오르면 환매한 자금으로 자문형 랩에 가입중인 양상이다. 펀드 환매 붐에 이어 베테랑 금융맨들의 자문사 설립까지 운용사들의 경쟁도 치열해 지는 상황. 그렇다면, 지난 2년간 쓴맛을 본 운용사들은 과연 어떤 돌파구를 찾고 있을까?

우선 대형운용사들은 이미 포화상태가 된 국내시장 대신 해외시장으로 활로모색중이다. 대표적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해외 현지에서 국내주식형 펀드를 수출해 톡톡히 재미를 본 경우다. 양 사 모두 해외 현지에서 모집한 자금만도 각각 850억원, 5000억원을 훨씬 웃돈다. 여기에 투자자들 중심의 운용철학, 신상품 론칭도 주목할 만 하다. 리먼 사태로 가장 뭇매를 맞은 우리자산운용은 차문현 사장 취임이후 대내외적인 체질개선에 나선 대표적 운용사로 꼽힌다.

지난 15일엔 ‘우리자자손손백년투자펀드’까지 론칭해 장기투자 첨병으로 투자자들의 장기 이익 일조에 앞장 선다는 각오다. 우리자산운용 차문현 사장은 “리먼발 사태이후 시련을 격어 오면서 한편으로 고객에게 진정으로 필료한 운용전략이 뭔지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며 “금융사는 고객에게 실수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고객의 이익과 동반 성장한다는 철학으로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그동안 어렵고 딱딱한 용어들로 쓰레기통 직행 신세였던 펀드 보고서들이 쉽고, 편한 형식으로 투자자들과 소통에 나선 점도 주목할 만 하다. 통상 펀드보고서는 각 운용사의 운용철학을 전하는 매개체이기 때문.

최근 한국밸류,삼성, 신한BNPP운용 등은 신문형식과 일기 형식,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 친근한 보고서로 투자자들에게 어필중이다. 한편, 체질개선중인 업계 내부 움직임과 함께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 보완 등 펀드시장의 발전을 위한 외부 손질도 필요하다는 견해다. 실상 어려운 업황을 고려 못한 펀드면허세나, 발행분담금 등 현실과 괴리가 큰 세제와 금융제도탓에 운용사들의 이중고도 느는 형편. 따라서 내부적으론 업계의 입장을 대변해주고 가이드라인도 정비해주는 협회와 금융당국의 의지가 절실하다는 중론이다.

A운용사 대표는 “자본시장법 이후로 기술적으로 보완 될 부분이 많아 이에 대한 내부소통중재 역할이 절실한 형편”이라며 “금융위기 사태로 멍이 든 운용업계에 금융당국의 배려와 중재도 향후 펀드시장이 회생할 때 필요한 요소”라고 평가했다.

    〈 금융위기 이후 2년간 주식형 펀드 자금유출입 〉
                                                (단위 : 억원)
(기준일:2008.9.16~2010.9.15)
(자료:제로인)


                                 〈 리먼발 사태 이후 성과 우수 대표펀드 〉
                                                                                                         (단위 : %)
(기준일 : 2008.9.15~2010.9.15)
(자료 : 현대증권, 에프앤가이드)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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