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은 최근 2009년 회계연도(2009년 7월 1일부터 2010년 6월 30일까지)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0년 6월 결산 105개 저축은행이 4726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는 외환위기 여파로 인해 최악의 손실을 낸 2000년 6월 결산 5711억원 이후 가장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10년만에 최대폭의 적자를 낸 것이다.
금감원은 시중금리 하락에 따른 조달비용 감소로 이자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3.5%(5375억원) 증가했지만 2009년 12월말 이후 PF대출에 대한 충당금 강화기준 적용, 건설사 구조조정 확대 및 PF사업성 등을 반영한 자산건전성 재분류 등으로 충당금전입액이 64.2%(7798억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PF채권 캠코 매각 등에 따라 대출채권매각손실이 4166억원 반영됐기 때문에 이같은 적자를 냈다고 분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감독당국은 지속적으로 관리를 강화해오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이번 기회에 많은 부실을 털고 가야한다는 정책이 반영된 것”이라며 따라서 “이번 결산에 저축은행의 적자 규모가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산에서 적자 규모가 크게 나타난 이유는 부동산PF대출 정리로 인한 충당금 적립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PF 취급이 많았던 일부 대형저축은행들이 적자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안정적으로 경영을 해온 저축은행의 경우 적자가 나지 않았지만 일부 대형저축은행들의 적자폭이 커 업계 전체로 적자 규모가 크게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105개 저축은행 가운데 28곳 만이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형저축은행 A사가 2000억원, B사가 1000억원, C사가 800억~90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부동산PF 취급을 많이 한 대형사 중심으로 적자가 났다”며 “일부 선두권 대형사 몇곳이 큰 손실을 내 적자폭이 커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산에서 큰 폭의 적자를 냈지만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건전성은 좋아졌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충당금을 3000억원 규모로 크게 쌓아 당기순이익이 2000억원대 규모의 적자가 발생했지만 이를 통해 자산건전성 지표는 높아져 안정경영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금감원 자료에 따르면 올 6월말 연체율 및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2.0%, 9.1%로 각각 2009년 6월말 대비 3.1%p, 0.5%p 하락했다.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9.45%로 2009년 6월말 9.64% 대비 0.19%p 하락했다. 이는 대규모 충당금 적립영향과 손실 발생의 영향으로 큰 폭의 하락이 예상됐지만 저축은행들의 유상증자 확대로 소폭감소에 그쳤다는 분석이다. 지난 회계연도에 유상증자는 총 8676억원에 달했다. 향후 금감원은 부실우려 PF채권 매각, 사업성 등을 반영한 건전성 재분류 등을 통해 충당금적립을 강화하고 저축은행의 자구노력 유도를 통해 부실화 위험을 선제적으로 제거하도록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결산 결과 대규모 손실 시현은 향후 저축은행 경영정상화를 도모하기 위해 현재의 잠재적 부실요인을 최대한 정리하려는 노력의 결과”라며 “다만, 향후에도 부동산경기 회복지연 등의 경영악화요인이 상존하는 만큼, PF매각 저축은행 등과의 MOU 이행상황 점검 등을 통해 자본확충 등 자구노력을 지속적으로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PF대출 자산건전성 분류기준 및 PF 리스크관리 모범규준 마련, PF대출 상시감시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PF부실위험이 재발되지 않도록 상시감시 및 사후관리 감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라며 “한편, 자본완충능력이 미흡하여 자체정상화가 어려운 부실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지속 추진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 주요 대형저축은행 당기순이익 변동추이 〉
(단위 : 원)
※(△)는 적자, 자산규모는 2010년 6월말 기준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