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5월중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동향`을 보면 5월말 현재 가계대출잔액은 564조원으로 전월에 비해 6조3000억원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액은 부동산 투기 열풍이 한창이던 지난 2006년 12월 7조원 증가한 이래 가장 큰 것이다.
당시 집값상승 기대심리로 가계대출이 큰 폭 증가하자 정부는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 대상을 수도권 투기과열지구로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부동산시장 안정화 방안(11·15대책)을 발표했다. 한은도 그해 11월말 원화의 지준율을 평균 3.0%에서 3.8%로 올린데 이어 보름 뒤에는 외화예금에 대해서도 지준율을 인상하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 5월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삼성생명과 만도 등의 공모주 청약 영향이 컸다. 개인들이 공모주 청약에 나서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리면서 가계대출이 큰 폭 증가했다. 당시 삼성생명 공모에는 증시사상 최대규모인 20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몰렸고, 만도 공모주에는 6조원이 넘는 자금이 청약을 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잔액이 416조4000억원으로 4조4000억원 증가했고, 저축은행과 신협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잔액은 147조6000억원으로 1조9000억원 늘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잔액이 늘어난 것은 공모주 청약과 함께 은행들이 영업점 평가시 가계대출실적의 배점을 높이는 등 가계대출을 독려한 것도 영향을 줬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한편 지난 5월말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38조6000억원으로 2조6000억원 증가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