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3개 손보사에 가입한 요일제 자동차보험 가입건수는(29일 기준) 하루 평균 13.6건 정도인 총 410건에 불과했다. 오투스가 발표한 OBD장치를 설치할 수 있는 자동차는 총 146종, 975만여 대로 봤을 때 전체 가입가능 자동차 대수 중 고작 0.004%만이 가입을 한 것이다. 아직 시행 초기이기는 하지만 매우 저조한 실적이다.
구체적으로 대형사는 253건(63%), 중소형사 59건(14%), 온라인 전업사는 98건(23%)으로 분석되어 규모대비 온라인 전업사 가입이 많은 편이었다.
온라인 전업사의 자동차 보험료는 일반 손보사들의 12~13% 가량 저렴한데 요일제 자동차보험으로 8.7% 추가 할인을 받으면 최대 15%까지 가격이 내려가기 때문이다.
한 온라인 전업사 관계자는 “가격에 민감한 온라인 자동차보험 가입자들이 할인폭이 높은 요일제 자동차보험에 관심이 높아 가입건수가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일반 손보사들에 비해 보험료가 저렴하기 때문에 할인되는 보험료가 그다지 크지 않아 앞으로 요일제 자동차보험 가입 증가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가입이 저조한 이유로는 우선 할인되는 보험료에 비해 초기 투자비용인 OBD장치 가격이 4만9500원으로 8.7%인 자보료 할인에 비해 고가인 점이 큰 것으로 보인다. 평균 자동차보험료인 65만원에서 요일제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 5만6000원 정도만 할인되기 때문에 OBD장치 구입비용과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구입부터 설치까지의 과정을 가입자 스스로 장착하고 보험사에 알려야 하는 등 번거로운 점이 많은 것도 큰 걸림돌이다. 한 자동차보험 가입자는 “이 제도가 정착된 뒤 1년 정도 지나면 그때 상황을 봐서 자동차보험 갱신 때 고려해 보겠다”며 “당장은 번거로운 점이 많아 가입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가입자는 “인증을 받은 OBD장치이기는 하지만 아직 그 제품의 정확성 등을 전적으로 신뢰하기에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고 추가로 인증을 받는 장치가 나오면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좀 더 기다리겠다”는 의견이다.
또한 보험사들이 가입유도를 위한 안내나 마케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점도 요일제 차보험이 활성화 되지 못하는 점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보험료가 할인되면 그 폭에 해당되는 비율만큼 설계사 수당이 줄어들기 때문에 설계사채널에서도 적극적으로 알리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설계사들의 관심 밖 상품이라는 점도 문제다. 영업소에서는 설계사를 대상으로 요일제 자동차보험에 대한 교육을 하고는 있지만 설계사들이 제대로 모르고 있어 문의가 들어오면 본사 콜센터로 연결할 정도다. 또한 손보사 입장에서는 요일제 자동차보험으로 보험료가 할인되면 자차보험사고 관련 리스크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홍보에 소극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편 지난 29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현재 4개사가 OBD장치 인증을 신청해 심사 중에 있다고 밝혀, 보험업계는 OBD장치 가격이 지금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미연 기자 enero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