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저축銀, 대주주가 사회적 책임진다

서울저축은행의 매각이 불투명해지는 상황에서 대주주가 사회적 책임을 진다는 차원으로 400억원대의 유상증자에 나서 모범사례로 눈길을 끌고 있다.

서울저축은행은 올초부터 매각이 진행되고 있지만 뚜렷한 인수주체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서울지역이라는 메리트와 중대형 규모를 가지고 있는 저축은행으로 메리트는 있지만 부실 규모가 크기 때문에 실사를 하고난 후 인수계획을 철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도 동양종금증권이 서울저축은행 인수를 검토했지만 실사 이후 인수를 포기한 바 있다.

◇ 감독당국, “시장에 좋은 시그널이다”
이에 서울저축은행을 부실로 내몰아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 없다는 대주주의 입장이 반영돼 400억원대의 유상증자를 전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서울저축은행은 유상증자에 필요한 400억원을 별단예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주주인 삼화콘덴서 회장은 투명하게 기업을 경영하는 입장에서 저축은행의 대주주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전격적으로 400억원대를 출연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대주주의 유상증자는 업계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솔로몬저축은행과 제일저축은행은 지난 4월에 주주배정 방식으로 각각 15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토마토저축은행은 이달 중으로 200억원대의 유상증자를, 현대스위스저축은행도 15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저축은행의 경우 1000억원 정도로 예상되며 한국저축은행도 유상증자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대주주가 나서서 유상증자를 한다는 것은 자본확충 능력을 기르는 것이니까 시장에 좋은 시그널이라고 봐야 한다”며 “특히, 업계의 자본 충실도가 좋아지면서 신뢰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긍정적인 측면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 이번주에 웅진캐피탈 인수여부 결정될 것

한편, 현재 서울저축은행은 부실에 따른 유상증자 규모가 1100억원대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주주측에서 400억원을 출연해 700억원대의 유상증자 금액만 있으며 서울저축은행을 인수할 수 있도록 부담을 낮췄다.

이같은 소식에 많은 업체들이 관심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KTB투자증권은 지속적으로 관심을 나타내고 있으며 최근 웅진캐피탈이 인수와 관련된 세부적인 협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일반기업 및 개인 등 2곳에서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저축은행 관계자는 “아직까지 웅진캐피탈과 구체적으로 매각협상이 진행된 것은 없는 상황”이라며 “4일에 협의를 거쳐 이번주 내에 실질적인 내용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웅진캐피탈은 PEF를 만들어 인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미 타 저축은행 인수전에 참여했다가 포기한 바 있는 웅진캐피탈의 경우 서울저축은행도 가능성 있는 곳의 하나로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다.

웅진캐피탈 관계자는 “웅진그룹은 향후 금융부문에 투자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하고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라며 “서울저축은행의 인수는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고 가격과 인수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이번 서울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그룹차원에서의 전략적 사업 확장은 전혀 고려되지도 않고 있으며 단순한 투자목적뿐”이라고 설명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