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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주택시장 부채 디플레이션 예방해야

고재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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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0-05-23 17:04

수도권 일부 중대형 아파트 하락세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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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분석] 주택시장 부채 디플레이션 예방해야
가계부채 급증 재무구조 악화…상환 부담

주택 수요 진작·거래 활성화 연착륙 유도 필요

부동산 시장이 침체국면에 빠지면서 국내 경기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가계부채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국가 경제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것.

이에 주택시장의 부채 디플레이션 현상이 본격화되지 않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전문연구위원과 정유훈 선임연구원은 ‘주택시장의 부채 디플레이션 예방해야 한다’란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설명했다.

이에 본지는 이 보고서를 통해 주택시장 부채 디플레이션 예방대책을 알아봤다.

◇ 수도권 미분양과 준공 후 미분양은 증가

이 보고서는 국내 주택시장이 침체국면에 빠져있다고 설명했다.

아파트 매매가격이 올해 초부터 서울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중대형 아파트를 중심으로 뚜렷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전세시장은 뚜렷한 상승세를 시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아파트 매매시장이 극심한 매도세 우위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들어 거래량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이같은 주택시장 침체가 극심한 수급불균형이 주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미분양 지원 정책 등으로 전국의 미분양아파트가 줄어들고 있지만 수도권의 미분양과 준공 후의 미분양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국 미분양 아파트는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큰 폭으로 증가하지 않았으며 2009년 4월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전국의 미분양 아파트는 2009년 3월 16.5만호를 넘어섰다가 이후 감소하면서 2010년 2월 현재 11.6만호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과 지방 미분양 해소 대책 등에 의해 일부 미분양 아파트가 매각된데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는 2009년 4월 2만9000호를 넘어섰다가 이후 감소하면서 2009년 10월 2만호 이하로 떨어졌다가 다시 급등하면서 2010년 2월 현재 2만7000호를 상회하고 있다.

◇ 가계 주택구입 능력 약화 돼

또한 2009년 4월 이후 금융위기에서 벗어나면서 지표경기가 호전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계소득에 의한 주택구입 여력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카드사태 이후 금융위기 발발 이전까지 지표경기 호전에도 불구하고 체감경기가 악화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체감경기 악화는 개인들의 처분가능 소득을 줄이면서 결과적으로 저축여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해 개인의 주택구입 여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락추세를 지속하던 순처분가능소득(NDI) 증가율은 2006년 상승하다 2009년 금융위기로 인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가계저축률은 금융위기로 소비둔화에 따라 소폭 상승 반전했지만 전반적으로 빠르게 하락하고 있으며, 이는 저축에 의한 가계 주택구입 능력 약화를 의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LTV, DTI 등의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재무구조 악화, 원리금상환 부담 등으로 인해 차입을 통한 주택구입 여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0년 이후 국내 가계신용이 증가하면서 형성된 가계부채로 인해 가계 재무구조가 매우 취약해졌다. 가계신용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2009년 1분기에 소폭 감소했다가 다시 증가세로 반전해 2009년 말 현재 가계신용잔액은 733.7조원을 기록했다. 2009년 말 현재 가처분 소득 대비 국내 개인금융부채는 금융위기 가운데서도 증가해 영국 다음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 금리 상승 시 이자부담 증가 상환부담 커

금융위기 이후의 저금리 기조로 원리금상환 부담률이 하락하고 있지만 높은 수준이며 향후 상승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차입 가계의 원리금상환 부담률은 15% 수준으로 미국의 13% 수준에 비해 높다.

앞으로 출구전략 등에 다른 금리 상승 시 이자부담 증가로 부채상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금융위기 이후 주택투자의 위험성이 커지면서 주택 구입을 서두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정 선임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큰 폭의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내 주택시장은 높은 가격과 극도의 거래부진 현상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크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되다, 최근 수도권 일부지역에서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영국 등이 각기 고점대비 33%, 20% 정도의 가격 조정을 받은 것에 비해 한국의 경우 거의 받지 않은 상태여서 하락위험 부담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불패에 대한 인식 변화로 추가 하락을 예상하거나 보금자리주택 등을 기대하면서 주택 구입을 지연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의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이 상반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선임연구원은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실물자산 증가가 가계부채 증가에 기반을 두고 있어 자칫 부동산가격이 급락하거나 실물자산이 유동화되지 못할 경우 금융자산이 부족한 상황에서 가계의 부채상환능력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고 말했다.

◇ 향후 국가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이 보고서는 수급불균형에 따른 주택가격 하락이 주택시장에서 부채 디플레이션 현상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선임연구원은 “국내 주택시장 침체가 지속될 경우 주택시장의 부채 디플레이션 현상을 전혀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택가격 하락이 주택구입에 대한 실질금리를 상승 시켜 주택구입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것. 채무상환, 담보자산매각 등 가계의 디레버러징(deleveraginf, 부채축속) 현상이 본격화될 경우 추가적인 주택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국내 주택시장의 부채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경우 건설경기 침체와 가계부실 등으로 이어져 국가 경제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위축으로 침체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건설경기가 더욱 악화되고 가계부채 문제가 현실화 될 것이란 것.

정 선임연구원은 “부동산버블 붕괴는 실물자산이 매각되지 않는 상황을 유발하면서 부채상환을 위해 먼저 보유한 금융자산을 매각하거나, 특히, 부채비율이 높은 사람의 경우에는 개인파산 상태로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에 정책당국은 현재의 주택 공급자 지원 중심의 정책뿐만 아니라 주택 수요의 진작과 거래 활성화 정책을 통해 부동산 시장의 연착륙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우선 가계의 대출 원리금 구조를 선진국 수준으로 장기화함으로써 가계의 부담을 경감시키고 금융기관의 연체율을 축소시킬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분양 아파트 해소를 위해 시장 기능의 강화기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적·제도적 장치를 개선함으로써 시장에서 충분히 조정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 아울러 고령자 및 다세대·다가수 주택의 생계형 소유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통해 중소형 주택의 거래와 공급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용어설명] 부채 디플레이션 (debt deflation) = 디플레이션에 따른 채무부담의 증가가 다시 디플레이션 상황을 초래하는 악순환 현상을 이야기 한다.

물가하락이 실질금리를 상승(실질 채무부담 증가)시켜 담보자산 매각 및 채무상환 증가 등으로 이어지고, 이는 투자 감소를 초래해 추가적인 물가하락 압력으로 작용한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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