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차환리스크 감안할 경우 PF우발위험 증가
올해 부동산 시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건설업계의 경기침체가 예상되고 있다. 주택가격 약세 추세,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공공주택의 공급 확대, 입주 물량의 증가 등으로 주택 경기의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욱이 정부의 PF 대출 규제 강화, 중견건설사의 부도소식 및 유동성 우려로 인해 금융기관의 건설업계에 대한 비우호적인 대출 태도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건설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자체 차입 및 PF 지급보증 차입금 만기도래분에 대한 자금 대처가 적절히 이뤄지는 것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 기업금융평가본부 송민준 수석애널리스트는 ‘2009년 건설사 실적 점검 및 2010년 중점 검토사항’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설명했다.
이에 본지는 이 보고서를 통해 건설사의 경영현황과 시장전망을 살펴봤다.
◇ 민간부문 위축, 해외 및 관급 수주는 호조
이 보고서는 지난해 건설 수주부문에서 민간부문은 위축됐고 공공부문은 호조를 띠었다고 설명했다.
2009년 연간 건설 수주는 전기 대비 1.1% 감소한 118조7142억원을 기록했다. 민간부문은 전공종에서 부진한 모습(토목 -36.5%, 건축 -19%)을 보였지만, 정부의 확대 재정 정책과 SOC 예산 증액에 힘입은 공공 수주 물량 증가(전기 대비 39.9% 증가)가 전체 수주 감소 폭을 완화했다고 분석했다.
한편, 2007~2008년 사상 최대 수준의 호황을 기록한 해외 건설 수주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유가하락으로 2009년 상반기에 주춤했지만 원자재가격 하락과 국제유가 반등으로 2009년에도 사상 최고치인 491억달러의 수주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초에도 UAE 원자력 발전소 공사 수주(186억달러)를 비롯, 4월 6일 현재 281억달러의 양호한 수주 실적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송민준 수석애널리스트는 “국내 및 해외부문을 합한 총량 기준으로 볼 때, 2007년 국내외에서 큰 폭의 수주 증가(해외 141.0%, 국내 19.2%)가 있은 이후, 국내 민간 위축분을 관급공사에서 보전해 국내 수주가 소폭 감소에 그칠 수 있었으며, 국내 수주의 감소는 해외부문에서 보완했다”며 “이러한 공공 및 민간부문의 수주 양극화와 해외부문의 수주 호조는 주택사업 중심의 중견건설사와 해외 플랜트, 관급공사 등에 강점을 가진 대형건설사간 영업성의 차별화를 가속화 하고 있다”고 말했다.
◇ 대형건설사 금융 여건 호전, 중견사는 자금 경색
이 보고서는 2009년 3월 이후 미분양 규모가 다소 축소됐지만, 여전히 분양 경기는 침체 국면이라고 설명했다.
미분양주택은 주택공급 축소와 정부의 다양한 미분양 해소 지원(환매조건부 미분양 매입, 미분양펀드 보증 등), 건설업계의 분양촉진책 등을 토대로 2010년 1월에 11만9000호까지 축소됐다.
하지만 최근 2년간의 주택공급(2008년, 2009년 각각 37만호, 38만호)이 평년 수준을 크게 하회하고 있고, 저금리 기조와 양도세 감면 등의 정책 지원 하에서 양호한 입지 및 분양성을 갖춘 사업을 선별적으로 분양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율이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어 분양 경기는 침체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최근 발표된 국토해양부의 ‘2010주택종합계획’에 따르면 올해 총 40만호의 주택공급을 계획하고 있고 그 중 45%에 해당하는 18만호(수도권 14만호, 지방 4만호)를 공공부문에서 공급할 예정이다.
송 수석애널리스트는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과 입지를 갖춘 공공부문의 주택공급 확대는 민간 주택 수요를 위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대형건설사는 금융여건이 호전됐지만 중견사는 자금경색이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BBB-급 건설사의 경우, 2009년 중 회사채 공모 발행은 남광토건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유일했으며, 은행 등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도 미분양담보부 대출, 공사대금 유동화 등 극히 제한적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
송 애널리스트는 “2010년 2월, 대주단협약이 8월까지 유지됐지만, 유예가 적용되고 있는 채권에 대해 1년 범위 내, 1회에 한해 추가 연장토록 했고 정부의 PF대출 규제도 강화되고 있어, 중견건설사의 상환 부담은 크게 증가된 상태”라고 말했다.
◇ 예정사업 사업성 저하 및 PF우발위험 증가
또한 이 보고서는 예정된 사업의 사업성이 저하되고 PF 차환리스크를 감안할 경우 PF우발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건설사는 2008년에 이어 2009년에도 PF 지급보증 규모가 증가됐다. 이는 PF 지급 보증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던 대형건설사가 사업성이 양호한 사업을 선별, 시공권을 확보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자금 대처력에 지속적인 모니터링 필요
2008년 하반기 리먼사태와 2009년 초 신용위험 평가를 통한 구조조정, 과중한 미분양 부담과 PF부실화 우려 등으로 2009년 건설업계 자금조달 여건은 급격히 악화됐다. 대주단 협약으로 기존 차입에 대한 차환은 가능했지만, 만기도래 차입금이 대부분 단기차입금으로 전환됐고 어렵게 조달이 가능한 신규 자금도 대부분 단기성 차입이었다는 것.
이로 인해,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차입금 만기구조의 안정화가 가능했던 A그룹을 제외한 B, C그룹은 2009년 말 현재 총차입금의 65.4%, 68.9%가 단기성 차입으로 구성되는 등 차입금 만기구조가 매우 취약해진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송 수석애널리스트는 “2010년에는 그 어느 때보다 건설사의 자금 대처력이 중요해질 전망”이라며 “영업경쟁력이나 재무구조 같은 기초 체력도 중요하나, 높아진 단기 상환 부담 속에 자금 수지 관리 및 대체자금 조달력이 단기적, 직접적 부도 발생 위험과 더욱 연관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올해 주택경기 회복 쉽지 않다
이 보고서는 2009년 건설업계는 해외 및 관급공사를 통해 성장 기조는 유지할 수 있었으나, 수익성 및 수익창출 규모의 축소를 감안할 때 내실있는 성장을 거두지는 못했고, 중견건설사의 영업현금흐름은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했다고 설명했다.
2010년에도 주택가격 약세 추세, 상대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공공주택의 공급 확대, 입주 물량의 증가 등으로 주택 경기의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2010년도에 대체로 양호한 영업실적과 현금흐름이 예상되는 대형건설사는 수익창출력을 회복하며 사업구조의 재편을 순조롭게 이룰 수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B그룹은 보유 주택사업의 사업성과 차별화된 공종다각화 전략 속에 영업자산건전성 및 수익창출력 대비 차입부담 등의 지표에서 업체간 편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C그룹은 비우호적인 자금 여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바, 자체 차입 및 PF 지급보증 차입금 만기도래분에 대한 자금 대처가 적절히 이뤄지는지에 대해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D그룹은 영업이 위축되는 과정에서 자구 노력 등을 통해 얼마나 재무여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 여부와 새롭게 추진되는 주택사업의 분양성과 등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건설사 그룹별 분류 〉
주) 사업보고서 제출 업체를 중심으로 선정함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