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보 기업정보 약정체결로 제공
한국기업데이터의 민영화를 위한 매각작업이 주주사들의 이해관계 상충으로 인해 기약없이 지연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매각심사위원회가 이달 초 열릴 것으로 예정됐지만 주주사들의 이견으로 내달로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심사위원회 관계자는 “이달 초에 매각심사위원회가 열려 다음달 중에 매각 공고를 할 예정이었지만 검토할 사항이 많아 위원회 개최는 당분간 연기됐다”고 말했다.
한국기업데이터는 지난해 말부터 공기업 선진화 방안의 하나로 민영화가 추진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민영화 계획에 따르면 한국기업데이터는 2012년까지 민영화를 완료해야 한다.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산업은행, 기업은행,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이들 기관이 보유한 지분 80%를 매각하게 된다.
또한 매각심사위원회는 5개 기관 대표자와 실무담당자 2명씩 10명과 정부측 담당자 1명을 포함해 총 11명으로 구성된다.
이에 따라 이달 7일 주주사들로 구성된 매각심사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었다. 하지만 매각방식과 매각대상자 선정에 있어서 주주사들 간의 이견이 있어 이날 심사위원회는 열리지 못한 것.
신보 관계자는 “일정이 뒤로 연기 됐으며 주주사들간의 이견이 있어 아직까지 구체적인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며 “의견을 조율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가 있다”고 말했다.
주요 내용은 한국기업데이터가 중소기업 전문 신용조사 기관이라는 설립 취지와 신용정보사의 공공성을 살리려면 여러 금융사에 지분을 분산 매각해야 한다는 주장과 매각 메리트를 살리기 위해서 단독 매각을 해야한다는 주장에 대해 조율하고 있는 것.
한국기업데이터 관계자는 “외국계나 개인에게 한국기업데이터가 넘어가게 될 경우 공공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점과 우선협상대상자의 선정기준 등을 고려해야한다는 점이 반영돼 매각심사위원회 개최가 연기 된 것”이라며 “현재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자격 기준과 향후 대책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각 주주사들은 단독 매각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으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준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기준 안에서 평가지표나 배점부분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독과점 대상이 되느냐와 인수자와 계약이 잘못됐을 경우 손해배상 등의 내용도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기업데이터의 지분가치는 작년 9월 현재 1000억원이 넘어 매각 예상금액은 800억원 정도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주간사인 현대증권-삼일회계법인 컨소시엄은 매각가치가 이보다 높게 나와 매각 전망이 밝다고 평가하고 있다.
신보 관계자는 “매각 진행 주관사가 매각가치를 높게 평가했다”며 “실제로 매각공고가 나가지도 않았는데 매각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신보의 기업정보 제공 여부가 주요 매각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기업데이터는 100만여개의 방대하고 신뢰도 높은 중소기업 정보를 보유하고 이를 가공해 각 기관에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 정보의 기반에는 신보가 이같은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해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하지만 민영화 될 경우 신보와 기보간 연계성이 끊어진다는 점에서 신보의 기업정보 제공 요인이 없어진다. 따라서 향후 기업정보 제공방식에 따라 한국기업데이터 매각가치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신보는 이같은 메리트를 살리기 위해 민영화 되더라도 약정체결을 통해 기업정보는 지속적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신보 관계자는 “한국기업데이터가 지금까지 이뤄온 업무적 특성을 생각해 약정을 통해 기업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약정을 통해 기업정보를 민영화 된 한국기업데이터에게 제공할 경우 형평성 문제가 불거지게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신보 관계자는 “다른 기관들에게도 조건이 맞을 경우 형평성에 맞춰 약정을 체결하고 기업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