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에 대형저축은행들을 중심으로 후순위채 발행이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부실 우려에 대해 업계가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건전성 확보 방안으로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며 “또한 지난해 대형사들이 대거 후순위채를 발행한 것과 맞물려 만기가 도래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 자본확충 노력에 저축銀 건전성 개선
실제로 저축은행들의 이같은 노력으로 저축은행의 자산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2009년 7월부터 12월까지)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이 9.68%로 2009년 6월 대비 0.04%p 상승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8.7%로 2009년 6월말 9.7% 대비 1.0%p 하락했다.
금감원은 자산성장에 따른 위험가중자산 증가에도 불구하고 유상증자 및 후순위채 발행 등의 자본확충을 통해 자산건전성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시장 회복 및 영업활성화, 부실채권 정리노력등으로 저축은행의 수익성 및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며 “충당금 적립 강화 및 유상증자, 배당 자제 등 실질적인 자본확충 등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토록 지속적으로 감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저축은행들도 건전성 개선을 위한 자본확충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 이달부터 후순위채 발행 이어져
솔로몬저축은행이 우선 이달 중에 연8.1% 금리, 750억원 한도의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에서 450억원, 경기솔로몬이 200억원, 부산솔로몬이 100억원 등이다.
솔로몬저축은행 관계자는 “건전성 관리 차원으로 BIS비율 제고와 충당금 적립을 위해 선제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며 “유상증자와 자산재평가에 의한 추가적인 자본확충을 통해 쌓을 수 있는 충당금을 최대한 쌓고 이를 기반으로 수익실현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저축은행도 이달말 8%대 금리와 200억~300억원 한도로 후순위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저축은행 관계자는 “BIS비율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후수위채를 발행하는 것은 사전에 건전성을 관리하는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토마토저축은행, 제일저축은행은 5월경에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마토저축은행 관계자는 “BIS비율 등 건전성에 전혀 문제가 없지만 사전 관리 차원에서 지난해 5월에 발행한 후순위채 만기가 도래해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저축은행들이 대거 자본확충에 나서면서 후순위채 발행에 나선 바 있어 1년이 지난 올해에도 후순위채 발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만기가 5년의 경우 연간 20%씩 보완자기자본 인정비율이 감소되기 때문에 BIS비율도 따라서 감소되기 때문이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후순위채를 발행한 저축은행들이 많이 있어 매년 건전성 기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후순위채를 지속적으로 발행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또 그는 “자산증가 속도가 높을수록 위험가중 자산이 증가하는데 이에 맞춰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수익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지금까지 영업범위 한계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 후순위채가 건전성 개선을 위한 자본확충에 중요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에 17곳의 저축은행에서 5695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으며 3월부터 6월까지 8곳이 발행에 나섰다.
◇ 첫 발행 결과에 따라 향후 발행 시기 변화
특히, 저금리 기조에 8%대의 고금리 후순위채는 훌륭한 재테크 상품으로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지만 지난해 3월에 후순위채를 발행한 저축은행들은 대거 미달 사태가 나타난 바 있어 처음 발행하는 저축은행의 청약률이 향후 저축은행들의 후순위채 발행에 기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작년 2~3월에 자금시장이 어려워 9%대의 고금리 후순위채임에도 불구하고 청약이 미달되기도 했다”며 “올해의 경우 지난해와 다르고 경기도 회복기를 맞아 후순위채가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