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당국, 아직 안심할 단계 아니다
저축은행의 지난 상반기(2009년 7월~12월) 실적이 증가세를 나타내며 안정세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9일 저축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 12월말 현재 당기순이익은 2605억원으로 전년동기 1526억원 대비 70.7% (1079억원) 증가했다.
이자이익은 1조2795억원으로 전년 동기 1조2263억원 대비 소폭 증가했다. 이는 수신금리 하락 및 대출증대 영향인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유가증권관련 손익도 주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1677억원으로 전년 동기 2138억원의 적자에서 대폭 흑자로 전환됐다.
특히 우려가 컸던 자산건전성 부문에서 안정화 추세는 뚜렷이 나타났다.
2008년 6월말 이후 상승추세였던 연체율은 2009년 12월말 13.2%를 기록해 2009년 6월말 15.1% 대비 1.9%p 하락했다.
그동안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지속적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어 업계의 부실 우려가 높았다. 2007년 6월말 13.7%에서 2008년 6월말 14.0%, 2009년 6월말 15.1%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8.7%로 연체여신 감소 및 대손상각 등의 영향으로 2009년 6월말 9.7% 대비 1.0%p 하락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규대출 확대로 총여신은 큰 폭 증가한 반면, 자산건전성 제고를 위한 연체채권 회수 및 부실여신 상각 등에 따라 연체여신이 감소한 데 기인한다”고 말했다.
자산건전성 지표를 나타내는 BIS기준 자기자본비율도 9.68%로 2009년 6월말 9.64% 대비 0.04%p 상승했다.
자산성장세도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04개 저축은행의 2009년 12월말 현재 총자산은 82조4056억원으로 2009년 6월말 74조3872원 대비 10.8%(8조184억원) 증가했다.
최근 경기회복에 따른 신규대출 취급 확대로 대출금은 63조2249억원으로 12.1%(6조8192억원) 증가했다.
예수금은 저금리기조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예금유입 확대 등의 요인이 작용해 71조97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6조6950억원) 증가했다.
실제로 주요 대형저축은행들의 실적이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산저축은행은 2009년 12월말 기준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329억원, 한국저축은행은 109억원, 제일저축은행은 210억원, 토마토저축은행은 121억원을 시현했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증시가 회복되면서 유가증권에 투자한 수익이 실적개선에 영향을 줬다”며 “이같은 영향으로 우려가 컸던 부동산PF 등 충당금을 충분히 쌓아 자산건전성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감독당국은 지난 상반기 가결산(잠정) 결과 금융시장 회복 및 영업활성화, 부실채권 정리노력 등으로 수익성 및 건전성 지표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안심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저축은행의 외형확대에 따른 리스크 증가 및 대내외 여건변화 등 경영상 위험요인에 대한 선제적 감독을 강화함으로써 경영건전성이 제고될 수 있도록 지도하는 한편, 충당금 적립 강화 및 유상증자, 배당 자제 등 실질적인 자본확충 등을 통해 손실흡수능력을 제고토록 지속적으로 감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