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필요한 것은 폭넓은 관련 지식일 것이다. 상속·증여, 가업승계 등과 관련된 보다 전문적인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세무사나 회계사와 같은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재무설계사들은 투자, 보험, 부동산, 은퇴설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분야에 대한 만만찮은 지식으로 무장한 채 고객들을 상대로 재무컨설팅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생명 FP센터의 박영미 팀장은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고객과 호흡하고 있다.
바로 고객별 또는 직업별로 특화된 사례 중심의 컨설팅을 통해 먼저 그들로부터 ‘왜 재무설계가 필요한 지’에 대해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특히 전문용어보다는 고객의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쉬운 용어를 사용해 더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수익률이니 절세니 하는 재무적인 것보다는 비재무적인 측면을 많이 강조하는 편입니다. 이를테면 유언을 작성케 해 인생을 되돌아 볼 기회를 부여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또한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도록 기부를 권하거나, 자녀를 위해 (사전)증여보다는 상속을 권유하기도 합니다.”
이 같은 비재무적이고 감성적인 접근은 상담뿐만 아니라 삼성생명 FC들이 소개해주는 고액자산가 고객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세미나에서 마찬가지로 이뤄진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기계적인 패턴을 지양하고 세미나 참석 고객으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내는 사례 중심의 상담을 진행한다.
“사실 고액자산가들을 타겟으로 하는 재무설계사들의 실력은 엇비슷합니다. 누가 더 고객에게 감성적으로 어필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죠. 그래서 상담을 할 때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 지 캐치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이 때문인지 박 팀장이 매달 4회씩 실시하는 세미나에 참석하는 고객 중 절반 정도가 그에게 재상담을 요청한다고.
특히 이미 그의 세미나를 통해 왜 체계적인 재무설계에 나서야 하는 지에 대해 충분히 공감을 한 고객들인 만큼 별도의 니즈 환기 과정이 생략되므로 상담 시간을 대폭 단축하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박 팀장이 상담에 임할 때 강조하는 포인트는 자산의 구조와 부부의 은퇴플랜, 리스크 관리 단 세 가지이다.
그리고 상담이 끝나고 그가 제시하는 솔루션 역시 군더더기 없이 명확하다. 왜 체계적인 재무설계가 필요한 지에 대한 공감을 이미 이끌어낸 만큼 핵심만 짚어주기 때문이다.
박 팀장이 고객과의 상담 시 신경쓰는 또 하나의 포인트는 복장. 전문적인 내용을 설명할 때는 냉정하고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주로 정장을 입지만, 그 이외에는 특히 솔루션을 제시할 때에는 가족 같은, 딸 같은 고객의 입장에서 좀더 편안한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그 역시 편안한 복장을 착용한다고 한다. 고객을 위해 여성 재무설계사 특유의 강점을 살린 세심한 배려가 아닐 수 없다.
주성식 기자 juhod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