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말 SBI코리아홀딩스는 충북의 하나로저축은행을 인수한다는 MOU(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까지 키움증권과 협상을 벌였지만 파격적인 인수조건을 내세운 SBI코리아홀딩스로 넘어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여러 곳에서 실사를 하고 매각 협상을 벌였으며 최근 키움증권까지 참여하는 등 각축이 일어났지만 결국 높은 인수가를 제시한 SBI코리아홀딩스가 인수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말했다.
◇ 구주 매각가 100억~200억원대로 높아
SBI코리아홀딩스가 제시한 인수금액은 구주에 대한 매각가 100억~200억원, 유상증자 500억원으로 총 700억원대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로저축은행은 2008년 12월말 총자산 7145억원, 자기자본 336억원, 영업이익 30억원, 당기순이익 2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자산건전성은 고정이하여신 23.11%로 높은 편이며,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5.32%로 아직 적기시정조치 대상은 아니지만 BIS비율이 3%대로 나올 것으로 예상돼 결산이 유보돼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부실저축은행 인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으며 수도권 진출에 유리한 입장을 가질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추후 부실발생에 대한 부담과 구주의 가치가 너무 많이 책정돼 있어 인수부담을 안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M&A 전문가는 “키움증권도 실사를 해봤기 때문에 섣불리 뛰어들지 않았다”며 “보통 20억~30억원대의 구주 매각가로 평가하고 있는데 너무 높게 산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감독당국에서 인수자에 대한 승인이 나올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SBI코리아홀딩스는 일본 종합금융그룹인 SBI그룹이 100%지분 투자한 회사이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로 봐야 한다. 이에 따라 SBI코리아홀딩스는 사모펀드 형식으로 하나로저축은행을 인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인수 승인신청은 들어오지 않은 상황”이며 “구체적인 인수 내용은 인수 승인신청을 받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일본 SBI그룹 국내 금융기관 투자 확대
SBI코리아홀딩스는 최근 업계 선두 벤처캐피탈회사인 KTIC그룹 경영권 확보에 나섰으며 KTIC그룹 자회사로 있는 KTIC글로벌 투자자문을 통해 더 넓은 금융사업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SBI코리아홀딩스는 이트레이드증권을 설립해 운영해 막대한 차익을 시현하면서 매각한 바 있으며 현재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의 지분을 갖고 있으며 현대스위스자산운용을 공동설립해 운영중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에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하나로저축은행 인수와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SBI코리아홀딩스 독자적으로 투자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관계자는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이미 저축은행에 대한 M&A를 통한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냈으며 내실경영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저축은행의 추가적인 M&A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하나로저축은행의 인수는 SBI코리아홀딩스가 사모펀드 형식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