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은 구랍 31일 전일저축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하고 경영개선명령 조치를 취했다. 경영개선명령은 6개월간 영업정지가 되고 2개월 안에 경영 정상화를 시킬 경우 영업이 다시 가능해진다. 하지만 2개월 안에 경영 정상화는 어려울 전망이다.
전일저축은행의 2009년 9월말 총 자산은 1조2497억원, 수신은 1조3215억원, 여신은 1조1069억원 규모의 대형저축은행으로 부실규모 또한 1583억원이어서 경영정상화를 시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200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현재 저축은행중앙회에 부실저축은행의 정상화를 위한 저축은행 구조개선적립금이 1000억원 규모가 적립돼 있지만 이 금액으로 경영권 인수 및 경영 정상화를 하기에는 어렵다는 것.
최근 저축은행 업계는 구조개선적립금 관련 1차 회의를 갖고 관리위원회를 발족했다.
구조개선적립금은 2009년 11월 말까지 834억원이 적립됐으며 지난해 12월 말까지 1000억원이 적립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구조개선적립금은 투입할 시기가 늦은 상황이고 규모도 감당할 수준이 되지 못한다”며 “향후 관리위원회에서 회의를 하겠지만 기금의 투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일반기업 및 사모펀드가 2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해 전일저축은행을 인수할 메리트도 크지 않다는 것. 실제로 사모펀드가 최근까지 인수작업을 추진했지만 펀딩문제와 규모가 큰 인수비용이 걸림돌로 작용해 M&A가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예금보험공사에서 2개월 후에 가교저축은행을 통해 계약이전 방식으로 부실을 정리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자체적인 경영정상화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기본적인 기회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경영정상화 기간을 2개월간 제공했으며 예보 실무팀들이 보험금 지급에 대비해 자산실사에 들어갔다”며 “이에 따라 예금자의 원금 및 이자는 예금 당시 금리가 그대로 적용돼 향후 만기 시에도 손해를 보지 않고 찾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전일저축은행이 예보의 가교저축은행에 포함될 경우 매머드급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영업정지된 전북저축은행의 가교저축은행인 예쓰저축은행은 제주도의 으뜸저축은행을 우량자산과 예금을 이전 받아 현재 자산이 4500억원 규모가 된 상황에서 2009년 10월말 현재 전일저축은행의 자산 1조 3222억원을 이전 받을 경우 1조7000억원대의 대형저축은행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된다.
하지만 대형 매물의 장점이 있지만 매각가가 높다는 단점도 있어 예보는 상황에 맞춰서 매물형태를 결정할 방침이다.
예보 관계자는 “기존 가교은행에 전일저축은행을 포함할 경우 덩치가 너무 커지기 때문에 시장 상황을 봐 가며 가교은행 형태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