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무엇보다 김 팀장을 돋보이게 하는 것은 한 사람의 인생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그의 시선에 있지 않을까 싶다.
한화손해보험에서 ARC(Asset & Risk Consultant)로서 활동하고 있는 김 팀장이지만, 노후자금 마련 등 재무적 목표에 맞춰 어떻게 자금을 모으고 관리해야 하는지 솔루션을 제시하는 재무설계사로서가 아닌 은퇴 후 어떤 삶을 영위해야 하는지를 고객과 함께 고민하는 인생 컨설턴트로서의 가치관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즉, 돈을 모으는 것보다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이 진정한 재무설계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증권사 근무 시절 1억원을 예치하려는 한 할머니 고객에게 이 돈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쓰는 게 어떠냐고 권유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게 돌아온 것은 ‘돈을 모을 줄만 알았지, 어떻게 쓸 줄은 모른다’는 대답이었습니다.”
이때 김 팀장은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한 삶인지를 어렴풋하게나마 깨달을 수 있었다고. 그리고 그 느낌은 그가 9년간 재직했던 증권사를 그만두고 재무설계사로서 활동하는 지금까지도 잊지 않고 간직하고 있다고 한다.
김 팀장은 ‘한 사람의 고객을 만나기 위해 10권의 책을 읽어야 할 정도로 많은 준비를 하는’ 굉장한 노력파이다. 그런 그가 고객을 만나 재무설계 상담을 수행하는데 있어 철저하게 지키는 원칙은 단 하나. 고객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수렴하는 것이다. 어떤 결과를 도출해내기까지 어찌 보면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 방법일 수 있지만, 그는 결코 서두르지는 않는다.
증권사 근무 시절 계약을 서두르다 불완전판매로 금융회사와 고객 모두 피해를 봐야 했던 다른 사례를 많이 봐왔던 그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오히려 그는 고객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수렴하기 위해 더 자주 만나게 되고, 이런 과정을 통해 고객과의 관계는 더욱 돈독해져 양자 모두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김 팀장은 앞으로 재무설계사가 더욱 많아져야 한다는 생각도 밝혔다. 잠재적인 경쟁자가 될 수도 있는 다른 재무설계사가 더 늘어야 한다는 그의 발언은 다소 의외였지만 이에 대한 그의 견해를 듣고는 이내 수긍이 갔다. 재무설계사 본인보다는 고객의 입장을 배려하는 그의 생각 때문이었다.
“제가 나름대로 고객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개인 근무시간과 금융기관의 영업시간이 비슷하다는 점을 굉장히 불편해 하는 고객들이 의외로 많았습니다. 별도로 시간을 할애해 금융업무를 보기 어려운 고객들을 위해서라도 이들을 직접 찾아가 재정적 도움을 주는 재무설계사는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주성식 기자 juhodu@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