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은행권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이번달 안으로 계약직 직원 가운데 200명 내외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환 대상은 근무기간 1년 이상인 직원 중 근무평가를 2회이상 받은 사람이다.
무기계약직이란 비정규직과 달리 고용은 보장받지만, 급여나 승진체계에 있어서는 정규직보다 낮은 처우를 받는 고용계약형태를 말한다.
당초 외환은행은 계약직 직원 450여명 가운데 100명 내외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시킨다는 계획이었다.
지난 달 27일까지 무기계약 희망자를 신청받고 28일 1차 합격자를 발표, 이달 1일부터 3일까지 인터뷰를 실시해 오는 11일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기로 예정됐었다. 그러나 무기계약직 전환 인원이 100명 내외로 알려지면서 계약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인원 수를 조율하고 있다.
현재 외환은행은 100명에서 200명으로 늘리는 것을 조건으로 노조와 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은행측 입장대로 200명을 전환시킨다면 나머지 250여명 계약직 직원들은 상당수 현행 계약을 연장하거나 은행을 떠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외환은행은 지난 2007년 비정규직 직원 156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1000명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바 있다.
외환은행은 또 무기계약 지원서 접수가 시작된 지난 달 22일 계약직 직원들에게 예고도 없이 이같은 내용의 공문을 게재해 직원들의 불만은 더욱 커졌다.
외환은행 계약직 A씨는 “지난 달 예고도 없이 무기계약직으로 100여명 내외를 선발하겠다는 공문을 받았다”며 “6월 말로 계약이 종료되는 직원들은 이달안에 재계약을 하거나 무기계약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은행을 떠날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울분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관계자는 “현재 무기계약 대상 여부를 두고 협의 중”이라며 “아직까지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을 극도로 아꼈다.
외환은행 노조 관계자는 “계약직 직원들의 고용 보장을 위해 모든 계약직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사측과 협의 중이며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 가운데 국민은행만은 지난 해 1월부터 근무 연수 3년 이상일 경우 모든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현재까지 비정규직 직원 총 8058명 가운데 6414명이 전환됐다. 아직 해당 조건이 되지 않아 전환이 되지 않은 1644명들도 모두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