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정부는 저축은행의 자본확충을 권고했으며 저축은행들이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다. 올 초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청약률 미달이 발생해 자본확충을 위한 후순위채 발행을 연기했었다. 하지만 최근 증시와 회사채 발행 시장이 호전되자 저축은행이 발행한 후순위채가 높은 경쟁률을 나타내면서 후순위채 발행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이 8%대의 후순위채를 발행하면 거의 경쟁률이 2배 이상 높게 나타나는데 올 초에 발행한 후순위채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미달이 됐다”며 “최근 은행 및 저축은행의 예적금 금리가 저금리로 돌아섰고 금융시장에서 회사채 시장 여건이 개선되면서 후순위채가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저축은행은 연 8.5% 금리의 5년 3개월 만기, 2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는데 319억6000만원이 청약돼 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높은 성과를 냈다.
한국저축은행 관계자는 “한국저축은행의 신용스프레드가 양호했으며 시장상황도 좋아져 높은 경쟁률을 나타낼 수 있었다”며 “저금리 시대에 돌입하면서 신용상태가 좋은 저축은행을 찾아 상대적으로 높은 고금리 후순위채로 몰렸다”고 말했다.
저축은행들은 자본확충 방안으로 후순위채가 다시 떠오르고 있지만 당장 후순위채 발행은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증시 및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축은행의 결산인 6월 경에 맞춰 시장 상황을 보고 자본확충을 검토한다는 것.
B저축은행 관계자는 “후순위채 발행 시장이 호전돼 자본확충 수단으로 좋은 조건을 갖추게 됐다”며 “하지만 현재 상황은 후순위채를 발행할 시점이 아니며 좀 더 경기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저축은행들은 우량저축은행의 기준인 8·8클럽(BIS 기준 자기자본 비율 8% 이상, 고정이하 여신 비율이 8% 이하)에 맞추기 위해 자본확충을 하는 것보다 시장 상황에 맞춰서 안정적인 경영을 하는 것을 최우선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현대스위스저축은행 토마토저축은행 솔로몬저축은행 등도 6월 결산 시기에 가서 후순위채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이밖에 자산확충 방법으로 자산재평가가 있지만 이 방법도 결산에 가서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우량저축은행 기준인 8·8클럽에 맞추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자산확충을 하는 것보다 시장상황에 맞춰서 유연하게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