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은행들을 통해 시장에서 매각될 NPL물량은 7조원대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 물량은 3조~4조원대여서 은행들이 부실을 털어내기 위해서는 캠코나 민간 배드뱅크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은행의 부실이 하반기에 급속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국내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 NPL 규모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NPL시장에서 독보적인 회계법인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삼정KPMG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2조4000억원의 NPL 물량이 시장에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올 연말까지 7조원 규모의 NPL이 매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정KPMG 유경재 상무는 “과거 시장에서 해소하는 물량이 3조원에서 4조원이 됐지만 올해는 7조원에서 8조원 규모로 2배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기업의 대출증가 및 대출 연체율 상승,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가계대출 연체율 상승, 경기회복의 지연 등 외부적 요인과 은행 내부적으로 2010년 IFRS 시행대비, 유동성 확보 및 손익 증대와 건전성 유지를 목적으로 한 NPL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유 상무는 “특히 건설 및 조선업 등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 및 부실정리로 인해 NPL 물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미 하나은행이 3000억원 규모의 NPL 매각이 결정됐으며 외환은행이 2000억원에서 2500억원 규모의 NPL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하나은행은 경기저축은행과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305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NPL)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경기저축은행과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오는 5월7일 잔금을 납부하면 부실채권을 인수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외환은행도 2000억원대 규모의 NPL 매각작업을 추진중이며 6월말 이전에 매각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총 1조원 규모의 NPL 물량이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당시 NPL 시장에 외국 투자자들이 대거 뛰어들었지만 최근에는 국내 시장에 대한 특별한 메리트가 없어 외국투자자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반면, 제2금융권 특히 저축은행의 NPL 매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외국투자자가 외환위기 때 NPL을 매입해 재미를 봤다”며 “하지만 올해는 전세계적으로 불황이어서 외국투자자가 굳이 우리나라에 들어올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은 새로운 기존 주력 영업부문이었던 PF대출 감소로 별도의 투자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NPL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부실채권을 해소하기 위해 NPL시장은 경쟁체제로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은행들은 부실채권의 원활한 매각을 위해 정부가 일정부분 자금을 출연한 3조원 규모의 민간배드뱅크 설립을 추진중에 있다. 은행들은 민간배드뱅크를 설립해 6월부터 본격적인 부실채권 매각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저축은행도 자체적으로 배드뱅크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은행 10여곳이 출자해 1000억원 규모의 배드뱅크 설립을 논의중이다.
하지만 이같은 배드뱅크 설립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은행의 경우 이해상충관계가 걸려 있어 은행들간의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저축은행의 경우도 이미 오래전부터 배드뱅크 설립에 대한 논의가 나온 바 있고 법인세와 출연금 자금조달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