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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대란의 원인, 해외 과소비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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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9-04-05 21:43

현대경제연구원 전문연구위원 박덕배 박사, 성균관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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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대란의 원인, 해외 과소비
외환위기 이후 환율하락은 외국자본유입 원인 커

저금리에 무분별한 해외과소비가 환율상승 부추겨

지난해 말 한 차례 크게 흔들렸던 원/달러환율이 ‘3월 위기설’이 나돌던 지난 2월 후반부터 다시 극심하게 요동치고 있다. 금융시장 내 불안심리가 팽배해져 있는 상태에서 원/달러환율은 조그만 뉴스에도 과민반응하고 있다. 미국 상업은행의 부실과 동유럽 금융위기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또 불안해지자 즉각 외국자본이 유출되고, 이를 틈탄 역외 환투기세력이 개입하는 등으로 인해 원/달러환율은 단숨에 1,600선을 향해 고공행진 하였다.

이후 외환시장에서 당국이 1600원선은 사수한다는 인식이 퍼지자 수출업체들과 역외세력의 매도 물량, 씨티그룹 순익 소식과 관련한 외국인의 대규모 국내 주식 순매수 등으로 하락세를 보였다가, 글로벌 증시가 회복되고 경상수지 흑자에 힘입어 외환보유고가 증가세로 반전되면서 순식간에 1300원대로 내려가고 있다.

불과 한 달 남짓한 기간 무려 200원 가까이 급등했다가 그 이상의 폭으로 급락한 셈이다. 국내 경제의 기초여건의 개선이 없는 상태에서 빠른 시일 내에 금융시장 내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금융시장 내 신뢰감을 회복시키기는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이러한 환율불안 현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소규모 개방경제 하에서 유난히 달러수요가 많은 구조에다가 최근 단기외채가 급격히 늘어난 상황에서 국내 외환시장이 외부세력에 쉽게 휘둘릴 수밖에 없는 점도 인정된다.

하지만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 달러화가 절하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쉽게 원/달러환율 폭등 현상이 쉽게 일어나는 데에 대해 외환위기 이후 우리 내부의 잘못은 없는지 한번 쯤 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그 나라 환율은 국가경제의 거울이라 한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 원/달러 환율이 900원 수준으로까지 줄 곧 하락한 것은 우리 경제가 건강해져서라기 보다는 대규모 외국자본의 유입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후 규제가 완화되고 개방이 확대되면서 대규모 외국자본들이 국내 기업에 대한 직접투자, 주식과 채권에 대한 간접투자, 그리고 부동산 매입 등을 위해 급격히 유입되었다. 환율하락에 힘입어 2007년에는 일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로 어렵지 않게 진입할 수도 있었다.

그런데 급격히 늘어난 외환을 잘 관리하지 못한 정부나 금융기관들의 책임도 크지만 우리 국민들의 해외 과소비도 반성할 필요가 있다. 비록 일부일 수 있지만 국민들은 원/달러환율의 하락을 잘못 해석하여 외환을 마구잡이로 쓴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적어도 2008년 여름까지 거리에 고급 수입차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고가의 가구, 위스키, 의류 등의 수입이 급증하였다.

이들은 국내에서의 수입 명품 소비에 양이 차지 않아 직접 해외로 나가 골프투어, 관광여행, 명품구입 등을 마음껏 즐겼다. 뿐만 아니라 고평가된 원화를 가지고 대규모 조기유학, 어학연수 등 무리한 해외 교육도 서슴지 않았다.

한국은행의 통계에 의하면 해외 과소비가 가장 극심하였던 2007년 거주자의 해외소비지출 증가율은 2~3% 수준의 국내소비지출 증가율 보다 무려 6~7배가 높았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04년 이후 2007년까지 출국자수는 매년 100만 명 이상씩 급증하였다. 국내 거주자의 신용카드 해외사용 실적도 2007년까지 연 30% 가까운 급증세를 보인 반면 비거주자 국내 카드사용 금액은 오히려 줄었다. 그 결과 2000년만 해도 비슷했던 거주자 1인당 해외카드 사용금액과 비거주자 1인당 국내 카드사용 금액이 2007년에는 719달러와 451달러로 크게 벌어졌다.

물론 개방경제하에서 자신의 능력에 맞는 해외 소비는 당연한 일이지만 환율대란에 속수무책인 것은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신의 처지를 넘어선 해외 과소비의 결과이기도 하다. 게다가 해외 소비의 상당 부문이 저금리 시대에 대출여건이 쉬워진 상황을 이용한 가계부채 증가에 기인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현재 가장 위험한 계층이 경제발전의 주역이었고 왕성한 소비활동을 한 40∼50대의 베이비부머 중산층인데, 이들은 은퇴를 목전에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 늘어난 소비를 쉽게 줄이지 못하는 ‘톱니효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제라도 건전하고 질 높은 삶을 추구하려면 스스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아무리 소득이 많아도 자신의 능력을 벗어나는 소비생활은 반드시 체크해보고 넘어가야한다. 소비생활은 습관과 같아서 단숨에 고치기 힘들지만 무의식적으로 즐겼던 소비생활도 점검하여 불필요한 지출은 가능한 한 줄이고 건전한 소비생활이 몸에 배이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항상 자신의 소득범위 내에서 지출하는 생활 습성을 기르고, 신용사용 후 제때에 대출 원리금 및 구매대금을 상환해야 할 것이다. ‘부자는 절대 과소비를 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명심하면서 앞으로 자기 분수에 맞는 소비생활을 하는 건강한 경제 주체로 재탄생되어야 할 것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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