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저축은행 전략상품 출시·검토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조짐이 나타나면서 제2금융권이 주택담보대출 확대를 꾀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캐피탈 및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회사들의 영업 활성화를 위해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수익 확보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이 저점을 찍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금리 자금을 가지고 있지만 영업할 곳이 마땅치 않아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 증시가 안정세를 찾아가고 부동산 시장도 하향 안정세를 이루고 있어 아파트담보대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KB국민은행연구소는 주택시장리뷰 봄호를 통해 국내 주택가격이 하향 안정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최근 국내 주택가격의 추가하락 가능성을 높이는 경기침체, 실업증가 및 주택자금대출 연체율 상승 등 여러 요인이 상존하고 있으나, 정부의 주택가격 안정 대책과 위기극복을 위한 경기부양 정책 등에 힘입어 국내 주택가격은 하향안정세가 유지될 전망”이라며 “더불어 현재 연체관리를 위한 금융권의 대응방안이 모색되고 있고 가계의 채무상환능력 제고를 위해 정부가 낮은 수준으로 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단기에 주택가격이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제2금융권에서도 주택담보대출 확대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파이낸셜과 솔로몬저축은행 등은 주택담보대출을 전략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의 여신전문 자회사인 우리파이낸셜(대표이사 이병재)이 1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우리모두홈론’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우리모두홈론은 은행 선순위 대출이 있는 고객이 대상이며 감정가의 최대 8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대출기간은 3년과 5년,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신용등급별 우대금리를 가산해 책정하며 상환방법은 원리금 균등분할 방식이다.
우리파이낸셜 이병재 대표이사는 “이번에 출시된 우리모두홈론은 아파트 구입 시에 자금이 부족한 고객과 규제 강화로 대출이 어려워진 고객들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이라며 “서민금융 시장의 안정화 및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솔로몬저축은행도 지난 2월부터 사업자대출에 한해 신용등급 1~7등급자에 대한 아파트담보대출 금리를 연 12.5%로 통일하고 지역별로 75~80% 수준이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80%로 상향 조정해 주택담보대출을 확대하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조금씩 이 부문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저축은행도 주택담보대출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최근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문의가 올 초에 비해 20~30%가 늘어났다. 이에 따라 지난달 초부터 주택담보대출 규모가 점층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주택담보대출을 줄여오고 있는 상황이지만 3월부터 규제가 풀리면서 대출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2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은 대부분 소상공인 사업자대출이기 때문에 급매물 위주로 담보가 잡히고 있다. 따라서 저가 부동산 담보에 따른 부실대출 우려도 나오고 있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쳤지만 아직까지 가격 상승세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며 “부동산 거래도 급매 위주로 활기를 찾고 있어 투자자 중심으로 대출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따라서 대부분 은행을 통해 저금리로 대출을 받고 있다”며 “제2금융권의 경우 자금난이 어려워진 소상공인들이 이자에 대한 부담으로 보유하고 있던 주택을 팔아 대출금을 상환하는 경우는 늘어나고 있지만 대출을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주택담보대출 고객의 경우 최대한 많은 자금을 대출받기 원하기 때문에 급매물 위주로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는 상황에서 담보가격이 저가로 형성될 경우 부실대출이 증가할 수도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제2금융권에서는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확대는 단순히 시장이 개선됐다는 판단에서만이 아니라 리스크관리 측면에서도 강화해 접근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영업확대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