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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 관전기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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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9-04-01 21:26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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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갈 때 적절한 두려움과 분수를 지켜야 하며

결국 자신을 지키는 것은 겸손이란 사실 깨우쳐야

권력처럼 덧없는 것이 어디에 있을까? 연일 수뢰 사건으로 집중적인 포격을 받고 있는 노무현 정권 실세들의 몰락을 보면서 드는 안타까운 생각이다. 퇴임 이후에 노 전 대통령이 정치와 일정한 거리를 두는 삶을 과감하게 선택하였다면 이처럼 구린 구석들이 어느 정도는 가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청와대 자료 유출 사건이나 홈페이지를 통한 정치적 발언 등으로 권력을 쥔 사람들과는 돌이킬 수 없는 길로 가고 말았다.

물론 이번 수사가 정치적인 저의가 있는지 없는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에 의해서 엄청난 자금이 관련 정치인들에게 살포되었다는 사실이다. 이제 이런 객관적인 사실은 수사의 정치적인 의도 문제를 떠나서 뒤집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정치를 하는 데는 결국 돈이 필요하고 누군가는 그 돈을 주어야 한다. 16대 국회 말미인 2004년 3월 2일에 통과한 정치관련 개정법 일명 ‘오세훈법’은 정치자금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법이다. 일부 의원들은 그런 법 하에서도 다소 불편한 점이 있지만 정치를 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들 한다.

하지만 돈을 써야 하는 곳이 지천에 깔려 있는 상황에서 돈이 들어오는 곳을 철저히 막아버리는 제도는 항상 음성적인 거래를 허용하도록 만들게 된다. 씀씀이를 확 줄이면 어떻게든 세비와 후원금 내에서 정치 활동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만일 같은 입장에 있다면 좀처럼 수입과 지출 사이에 셈이 나오지 않는다고 밖에 할 수 없다. 그렇다면 돈을 염출할 수 있는 곳은 자기 돈을 사용하거나, 타인으로부터 돈을 받을 수 밖에없는 딱한 사정에 놓이게 된다.

누구를 두둔할 필요는 없지만 요란스러운 수사 건에 나오는 정치인의 수뢰 액수라는 것은 보기에 따라서 큰돈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기준으로 보면 정치 생명을 걸 정도로 큰 액수는 아닐 수도 있다. 그런데 구조적으로 정치인들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검은 돈에 노출될 수 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정치 지망생은 줄을 이어서 서 있으니 정치의 매력이 무엇인지 궁금할 뿐이다.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이 같은 수뢰 사건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퇴임 이후 곧바로 이 같은 사건으로 도덕정치를 표방하였던 노 정권은 모든 오명을 덮어쓰고 말았다. 그냥 대충 넘어갈 수 있었던 일들이 노 전 대통령의 타협하지 못하는 성향 대문에 만천하에 드러나고 말았으며 앞으로 노 전 대통령 자신의 운명도 어떻게 될 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말았다. 정치적 타협이 이루어질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든 상황이기 때문에 법대로 하면 노 전 대통령 역시 조사의 대상이자 사법 대상이 되게 되었다.

누구든 스스로 잘 나간다는 판단이 설 때 세상에 대해 적절한 두려움을 가져야 한다. 약간의 힘이 주어졌을 대 자신의 분수를 잊어버린 채 안하무인격으로 행동하다 보면 그런 행동은 훗날 자신에게 부메랑이 되어 온다. 노 전 대통령의 오랜 후원자였던 몇몇 기업인들의 행보는 노 정권 내내 세인들의 관심에 오르내렸다. 사소한 일로 넘어갈 수 있었던 몇몇 해프닝에서 세상을 무시하는 듯한 언행을 일삼아 온데서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공분이 남아 있을 것이다.

이런 일들이 이번 사건을 맞는 보통 사람들 마음에 ‘그렇게 잘난 척을 하더니 꼴 좋게 되었다’는 그런 냉소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본래 사람은 자신이 갖고 있는 것을 숨길 수 없는 본능을 갖고 있다. 그러나 그런 본능이 지나치게 나대지 않도록 스스로를 경계하고 조심하는 일은 사람이 반드시 지켜야 할 도리이다. 특히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라면 더 더욱 자신을 낮춤으로써 세상의 질시와 비난 그리고 시기심이 자신을 향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박연차 회장 자신은 사업상에서도 큰 위기를 맞게 되었다. 사업가란 본래 그 어떤 것보다 자신의 사업을 우선 생각하게 마련이다. ‘노 대통령이 관련된 일조차 다 털고 가겠다’는 박 회장의 말은 사업을 구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어떤 정보라도 제공하고 말겠다는 본인의 의사 표시로 볼 수 있다. 형, 아우 관계도 결국 이해관계가 끝나고 나면 덧없는 것이다. 인간이란 본래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존재이기 때문에 앞으로 전개되는 상황은 더더욱 흥미를 끌 것으로 보인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간에 세상 무서운 줄을 알아야 하며, 힘든 시기가 닥치게 되면 자신을 지켜줄 수 있는 방책은 겸손임을 다시 깨우치는 사건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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