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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아탈리의 주장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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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9-02-08 18:14

공병호 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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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들이 돈을 꾸어서 사용하도록 체제를 만든 것이 위기 원인

은행의 정보독점과 위험자산 투자를 조장하는 한, 위기는 지속 돼

프랑스의 논객, 자크 아탈리의 글은 늘 논쟁적이다. 그의 최근작 <위기 그리고 그 이후>라는 책에 담겨진 주장들 가운데서도 몇몇 대목은 진위 여부를 찬찬히 따져봐야 할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그의 주장에 동의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아탈리의 글은 생각해 볼 꺼리를 제공하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는 이번 금융위기의 원인을 신용팽창이라는 표면에서 더 내려간데서 찾고 있다. 이를 테면 선진국을 중심으로 지나치게 상층부에 부(富)가 편중되어온 현상이 금융위기의 뿌리 깊은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한다. 다시 말하면 부(富)가 지나치게 상층부에 편중됨으로써 상대적으로 유효 수요를 만들 수 있는 중산층과 그 이하 층이 구매력을 갖지 못한 점이 금융위기의 중요한 요인으로 들고 있다. 어떤 형식으로든지 구매력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서 새로운 체제가 필요하게 되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은 돈을 꾸어서 사용하도록 조장하는 체제를 만들게 되었고 이 점이 금융위기의 뿌리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한다. 그의 주장을 들어보면 이렇다.

“현재의 위기를 몰아온 일련의 사건들 저변에는 미국을 비롯한 모든 선진국가에서 사회적 불평등으로 인하여 수요가 제대로 창출되지 못했다는 사실이 자리 잡고 있다. 이 사건들은 미국 사회가 정당한 소득분배의 대체물로 새로운 금융체제를 선택했으며, 이를 유지시키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이런 주장의 옮고 그름에 대한 의견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 사회는 소비를 지나치게 부추기는 사회 혹은 빌려서라도 소비를 하도록 부추기는 사회로 급속히 이행해 왔다는 점은 분명하다. 이런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우리의 앞날에 긍정적인 가에 대해서 점검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물론 이미 그런 방향으로 선택해 버렸기 때문에 ‘경로의존성’이라는 용어가 시사 하는 바와 같이 그런 사회로 달려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책을 짜고 움직이는 사람들이라면 완급이나 정도라는 면에서 한번 정도 깊이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번 금융위기를 제대로 수습하면 앞으로는 이 같은 위기를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이 점에 대해서 자크 아탈리는 대단히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필자가 그의 대안들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 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귀를 기울이는데는 그의 글에는 추상적으로 보이지만 근원적인 문제에 대한 고민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그는 단호하게 현재와 같은 체제 다시 말하면 돈을 꾸어서 계속해서 사용하도록 만들고 이를 통해서 체제의 안정성이 보장되는 한 앞으로도 유사한 위기는 계속해서 발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가 이번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드는 또 다른 원인 가운데 하나는 바로 현재의 은행 체제의 유용성에 대한 의문이다. 그는 현행 은행제도가 가진 두 가지의 결정적인 문제점은 앞으로도 위기 발생에 대해서 계속해서 문제를 발생시킬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시정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가 지적하는 두 가지 문제점은 과연 무엇인가?

“첫째, 금융기관들이 수익성은 매우 좋지만 그 대신 위험이 매우 높은 투자에 대해 인위적인 붐을 조장한 다음, 고객들에게 빚을 내서라도 이 투자에 참가하도록 부추기는 일이다. 둘째는 첫 번째 경우와는 반대로, 금융기관들이 자신들이 얻은 좋은 투자 정보를 고객들에게는 알리지 않고 자기들만 독점하는 일이다. 두 경우 모두 금융기관은 정보를 이용해서 본래의 기능, 즉 다른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돈을 대주는 일에서 이탈해서 자신들만을 위한 돈벌이 수단이 되어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물론 금융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위의 두 주장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사실상 대다수의 금융기관이 사기업인 점을 고려하면 위의 두 가지 점을 자제해 주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본다. 다만 제조업과 달리 금융기관의 부실이 가져오는 ‘부실의 사회화’ 현상 때문에라도 다른 별도의 조치가 필요하다. 자크 아탈리는 위의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앞으로도 위기는 얼마든지 더 찾아올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친다. 그가 내놓는 대안은 중앙은행이 금융기관의 감독기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 위기를 바라보는 색다른 시각도 참조할 필요가 있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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