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경기침체로 저축은행 인수를 고려했던 투자자들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부실저축은행 정상화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저축은행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던 기업 및 은행들이 하반기부터 경기침체가 심화되자 유동성 확보로 방향을 돌려 대거 M&A시장에서 빠져나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자기자본의 최고 5배를 넘었던 경영권 프리미엄이 사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M&A를 추진하던 저축은행들이 차질을 빚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 인수 예정이었던 예한울저축은행의 우선협상자가 계약을 파기하면서 협상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예한울저축은행은 경기지역의 분당저축은행과 전북의 현대저축은행, 경북저축은행 등 3곳의 부실저축은행 매각을 위해 설립된 가교금융기관이다. 예보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자산규모는 700억원 가량이다.
지난해 11월 예한울저축은행의 매각 우선협상자로 사모투자전문회사(PEF)인 K3에쿼티파트너스가 선정됐지만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인수자금 마련이 어려워진 것이다.
이에 최근 예보는 예비협상대상자였던 IMM PEF-현대캐피탈 컨소시엄과 다시 매각협상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보는 가격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이번주까지 구체적인 사항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서 저축은행의 메리트가 많이 떨어져 있는데다가 정부가 부실저축은행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고 있기 때문에 예한울저축은행의 메리트는 더욱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저축은행도 M&A절차를 밟다가 부실규모가 기대이상으로 커 투자자들이 모두 빠지면서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 바 있다. 현재 2개월간의 경영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북저축은행은 예한울저축은행에 포함돼 매각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전북저축은행은 부실규모가 커서 타 지역에 진출할 수 있는 영업권 인센티브 효과가 없다”며 “따라서 부실을 털어내고 예한울저축은행에 포함되는 것이 더 메리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